설입니다.
설날,
서는 날,
새로이 설 날,
아하, 그게 설 날-설날-설이었던 겝니다.
새로이 서시옵기.
새해, 그대의 걸음이 세상의 길이 되리니.
느지막히 떡국을 먹습니다.
올해는 단촐한 설밥입니다.
계획대로라면 연휴 시작 전 장을 보고
설을 쇠러 오는 몇과 맞을 아침이지요.
하지만 눈 내려 언 길 위로 또 눈이 내린 데다,
엊그제 한번 길 위에서 차가 미끌 하게 되면서 나가는 걸음 주춤하게 되고,
그러는 사이 빨간날이 시작되었고,
그러다 김장김치 있고 된장 고추장 있으니
이러저러 어찌어찌 먹게 됩디다.
만두도 빚지 않은 어제였네요.
주전부리거리가 없으니 궁궁하고
그러니 또 빵을 만들게 되었지요.
어제는 스폰지케잌, 박력분이 없었으니 중력분으로.
중력분, 그거 좋습니다,
적당히 강력분용으로도 적당히 박력분용으로도 쓸 수 있으니.
어제는 기락샘한테 저으라한 머랭이 생각보다 덜 걸쭉한데
그냥 했더랬습니다.
그래도 식구들 잘 먹었지요.
그 머랭 때문에 한 생각, 그래, 머랭쿠키!
오늘은 류옥하다 선수더러 머랭을 만들라하니
어이구야, 제대로 생크림처럼 만들어놨습디다,
힘 좋은 하다,
우리 집 안마기, 네비게이션, 반죽기, 그리고 휘핑기!
그걸로 머랭쿠키.
그리고 식빵 반죽.
바게뜨를 자주 구워 먹으니 강력분은 늘 있습니다.
더운 날 40여 분이면 될 1차 발효,
낮 내내(날이 차니) 발효시켜 공기 빼고
다시 2차 발효도 저녁 내내 구들에 발효,
한밤에야 식빵을 구웠더랍니다.
굽는 빵은 늘 양이 모자랍니다, 결코 적은 양이 아닌데도.
“왜냐하면, 이 맛은 절대 사는 빵이 따라갈 수가 없거든.”
아이의 평.
하기야 ‘따끈따끈’, 그보다 맛을 더 내는 게 있으려나요.
우유도 버터도 없지만 그런대로 식빵이었더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