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2.12.불날. 함박눈 내린 오전

조회 수 838 추천 수 0 2013.03.01 10:50:38

 

 

하나씩 박덩이 내립디다.

“야아, 좀 오겠다.”

아니나 다를까, 오전 내내 함박눈이 또 산마을을 씌웠습니다.

 

꽁꽁 언 길로 오도 가도 못했던 설 연휴,

마지막 날 오후인 어제에 이르러서야

식구들 김천 넘어가 목욕탕도 가고 나들이 밥도 먹고.

그리고 빨간 날 끝나기 무섭게 법원과 군청행.

달골 ‘봉토식 한옥짓기’ 관련하여 각 부서도 방문.

일이 좀 되어가려는지.

 

오늘은 아이가 핏자를 구웠습니다.

고구마를 삶아 으깨기도 하고

냉장고에 그럭저럭 남아있던 채소를 다 꺼내

제법 그럴 듯한 모양을 갖췄습니다.

어미가 침을 맞고 돌아오는 시간에 맞춰

딱 하고 꺼내놨지요.

 

얼음 눈 위 벌러덩 미끄러졌습니다,

한순간에 말이지요.

그럴 땐 그냥 넘어지는 게 수입니다.

버티다 외려 허리 삐걱하지요.

모르는 새 넘어지면 또 괜찮습니다.

삶도 그렇겠습니다.

그냥 그렇게 넘어지고, 툭툭 털고 다시 일어나면 되겠습니다.

급하게 지탱한 손바닥이 좀 얼얼해도

넘어지는데 그런 일쯤이야 없겠는지요.

눈 날리는 고개에서 말을 잠깐 탔는데,

언 곳 위에 내린 눈 위에서 말이 미끌 하기도 했지요.

그래도 괜찮았습니다,

다 괜찮았습니다.

눈길 위 운전도 느네요.

역시 빙판에 내린 눈으로 차가 잠깐 미끌.

다시 잘 균형 잡고 나아갔습니다.

 

경악(?)할 일이 있었습니다.

2004년 산 땅이 2006년 판 사람 쪽 명의로 등기가 되어 있었습니다.

우리 샀으니 우리 땅이다 하고 있었지요.

등기는, 토지대장에 번지는 있으나 미등기 땅으로

10년마다 한 번씩 있다는 특별조치법 때 등기를 하면 된다는데

2006년 그냥 지나갔습니다,

우리 땅이니 언제고 하면 될 일이다 하고.

사실은 늘 불편하게 부딪히는, 시골에 한사람 쯤 있다는 갈퀴세운 이

웬만하면 안 부딪히고 피해가고 싶은 마음에

이러저러 미뤄왔던 일입니다.

언제이고 필요할 때 등기하면 그때는 해야지 뭐 하며.

그런데 문중 이름으로 등기가 되어 있는 겁니다,

날마다 얼굴 보고 사는 우리한테는 말도 없이.

이유가 있겠지요.

헌데, 늘 문제가 생기는 바로 그런 관계에서 또 일어난 일이니

마음부터 무겁습니다,

또 무슨 일이 기다리는가 싶어.

이럴 때, ‘어휴, 진저리야’, 그러던가요.

또 만나서 무슨 논리로든 번지르르한 말로 우길 것을 생각하면...

뭐 이건 순전히 제 편에서의 말이고 사정입니다.

상대편은 상대편의 논리가 있겠지요.

어쨌든 내일 얼굴 보면 알겠지요.

 

영화 <베를린>.

사람들은 나날을 살기가 힘들고

정치는 정치가가 하고

우리는 그냥 살아갈 뿐입니다.

근데 그 정치가 우리 삶을 건드리게 된다면

우리도 그냥 지나칠 수 없잖겠는지요.

그래서 다시 정치는 우리의 문제가 되는 게지요.

하여 역사로부터 자유로운 개인 없게 되는 것이고.

사는 일이 자주 참말 딱하고 짠합니다.

오늘 본 영화도 그러했습니다.

그런데, 돈 그리 들여 저리 만드는 거,

그 돈 복지로 좀 나누면 조오컸다, 그런 상상 잠시 했습니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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