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2.15.쇠날. 맑되 바람 좀

조회 수 864 추천 수 0 2013.03.01 10:55:07

 

 

전기도 전기이고 가스도 가스고 나무도 나무고 기름도 기름이지만

연탄소비 또한 어느 해보다 많았습니다.

예년만큼 들여놓았던 가을 끝자락이었으나

더 들여야 할 모양입니다.

참말 추운 겨울이었습니다.

 

조계사에서 실크로드 고전여행기 다섯 종의 출판기념회가 있었습니다.

막 도착한 책들을 펼쳐놓는데, 책으로 다가가는 손이 떨렸지요.

최초의 인도 구법여행기록인 5세기 법현의 <불국기>,

삼장법사 현장의 138개국 구법여행 견문록, 7세기의 <대당서역기>,

두 세기의 시대적 공백을 이어준 6세기의 <송운행기>,

그리고 8세기의 두 작품인,

천축 순례 5만 리를 두 발에 의지하여 걸었던 철인 혜초의 <왕오천축국전>과

해양 실크로드의 백미, 의정의 <대당서역구법고승전>.

이것을 한 사람이 한 번에 출간하였다니요,

그것도 20여년에 걸쳐 다 답사하고.

참으로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

간간이 다정 김규현 선생님의 인쇄물로 보던 글을

드디어 책으로 만났네요.

방대한 책을 내겠다고 나선 출판사도 고맙고,

지도를 다 수작업해야 했던 이들도 고맙고,

누구보다 병원에서 지팡이에 의지하고 걸어오신 선생님이 고마웠습니다.

한동안 병상에 계셨더랬지요.

봄소식은 퇴원소식과 함께이길 간절히 빕니다.

 

출판사 쪽 사람과 함께 맞이를 맡았습니다.

반가운 얼굴들이, 그리고 두루 관심 있는 이들이 모였고,

이름만 알고지내다 마주한 이들도 적잖았지요.

그렇게 얼굴 보게 되는 거지요.

물꼬가 밖에서 행사할 때마다 챙겨갔던 소품이

유용도 하였습니다.

물꼬, 야전(野戰)에 익숙하니까요, 하하.

얼마나 오랜 야전이었더이까.

귀한 일에 잘 쓰일 수 있어 기뻤습니다.

 

청탁받은 글 하나를 손도 못 댄 채 해를 넘겼습니다.

물꼬 사정 봐서 빠른 시일 내 하기로 했지 기한을 둔 일이 아니니

더 미적이게 된 탓도 적잖습니다.

관련 사람들의 인터뷰조차 시작을 못하고 있었지요.

오늘은 산악인 한 분을 만났습니다.

한때 산악 관련 잡지도 만들었고,

시도 쓰고 소설도 쓰고 전통 있는 와인 바를 운영하기도 하십니다.

오랫동안 이름만 들었다

만나자고 기별을 넣고도 훌쩍 한 해가 흘러버렸습니다.

곧 인도와 네팔을 두어 달 다녀온다시지요.

그때 만나 자세히 논하기로 합니다.

봄 오는데, 서서히 또 움직여야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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