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2.16.흙날. 맑음

조회 수 798 추천 수 0 2013.03.04 22:42:41

 

 

봄은 눈이 녹으며 물바다를 이룬 학교 마당으로 옵니다.

아이랑 소사아저씨는

며칠을 마당 패인 곳에 연탄재를 깔고 있습니다.

 

어제 조계사에서의 출판기념회를 끝내고

한 사흘 서울에 더 있게 되었습니다,

달날 작은 좌담회도 있고, 그리 머물게 되니 사람도 또 만나기로 하고.

오늘은 선배 하나랑 대학로에서 뮤지컬 <심야식당>을 봅니다.

만화로 그리고 드라마로 나와 사람들 사이를 부지런히 오갔던 작품.

가끔 책과 영화를 같이 나누는 벗이

언젠가 이 드라마를 챙겨 보라 권했던.

먹는 것이 주는 위로가 있지요.

음식에 얽힌 추억들이 있습니다.

라면과 외할아버지, 굴젓과 할머니, 뭐 그런 조합들이 있는 게지요.

물꼬의 쉼터로서의 기능도

그런 비스무레한 것들이란 생각도 문득 들었습니다.

뮤지컬로서의 아쉬움이 적잖았지만

원작의 온기는 그대로 잘 전하고 있었네요.

 

북촌에서 차 마시고

계동 가서 곡주 들었지요.

그리고 한 사람의 흘러온 삶을 듣습니다.

그 나이에 이르도록 얼마나 많은 일들이 있었을까요.

누구인들 곡진한 사연 없을라구요.

없더라도 누구 생인들 수월하였을까 말입니다.

누구나 겪는 것이라 하여 그것이 고달픔의 강도가 옅어지는 것도 아니고,

모두가 다 같아도 고통은 고통이지요.

다들 사니라 욕봅니다.

그게 생일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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