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감자가 왔습니다...
그리고 산마을의 봄은 대배로 왔습니다.
얼어있던 산골 아침은 아침수행에도 게으르게 했습니다.
드디어 해건지기 시작!
대배 백배를 하고 명상한 뒤 방문을 여니 눈발 날립니다.
아직 봄 아니거든, 그런.
그런데 눈 날리는 밖이나 찬기가 그리 날카롭진 않습니다.
봄눈인 겝니다.
봄맞이 대청소를 합니다.
화분들도 오랜만에 입 축입니다.
입춘첩도 이제야 붙였네요.
여러 해를 아이가 써서 대보름깨 걸고 있답니다.
“밤부터 좀 쳐주셔요.”
대여섯 시간 불렸던 찹쌀에 팥 삶은 물 대신 대추 삶은 물 자박하게 붓고
식구들이 깐 밤이며 대추 넣고
설탕 간장 참기름 소금 계피가루 섞어 불에 올립니다.
밥이 힘없어지기 전 뚜껑 열고 잣 뿌려 식혔지요.
오랜만에 영양밥 약밥입니다.
나물 가짓수는 좀 아쉽지만
그래도 건나물 몇 있어 다행입니다.
이맘 때 찢어먹는 김장김치가 또 일품이지요.
부엌일 하는 김에 개밥 닭밥도 좀 끓이고 챙깁니다.
남은 것들 챙겨주다 각별히 이리 손이 가면
저들도 별식이라고 좋아들 하겠지요.
여느 빈들이라면 오늘부터 사흘일 것인데,
이틀이라고 번 하루로 이리 여유가 있었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