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희샘은 집안 일정으로, 희중샘은 모꼬지로 자리하지 못했고,

아리샘은 결국 한 단체의 대의원대회가 길어지며,

휘령샘은 면접일정으로...

그래도 다들 마음 닿아 모다 반가웠더랍니다.

아, 기락샘도 집안에 상이 있어...

 

아래는 함께 했던 이들이 남긴 글입니다.

늘처럼 맞춤법은 틀리더라도 고치지 않았으며,

띄어쓰기도 최대한 원문대로 옮겼습니다.

괄호 안에 ‘*’표시가 있는 것은 옮긴이가(註)를 단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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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 김수현:

독서실에서 열심히 수학 풀고 있는데 핸드폰 빛이 반짝 켜졌다. ‘오예 누구 연락일까 요즘 문자도 잘 안오는데’ 생각하면서 문자함을 열었는데 옥쌤문자였다. 봄을 같이 맞자, 빈들을 오라는 내용이었다. 이 때의 누낌은 마치 건조한 사막위에 한줄기 물이 쏟아지는 느낌이랄까. 정말 좋았다. 웃겼던건 옥쌤의 말투가 “빈들올래?”가 아니라 “와라”였다는 것이다. 이러니 어찌 안갈수가 있겠는가. 내가 아끼는 공간에서 사랑하는 선생님이 이렇게 부르시는데, 그렇게해서 기차표매진 직전에 표를 사 물꼬에 오게 되었다.

2시간 가량 기차를 타고 영동역에 도착했는데 아무런 느낌이 들지 않았다. 중 3? 때까지는 역에 도착하면 설레고, 물꼬에 들어오면 심장이 미친 듯이 뛰면서 긴장과 설렘이 한번에 다가왔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냥 온다. 6개월 전에 오고, 처음 오는건데도 전혀 낯설지가 않았다. 물꼬 시간과 속세(?)의 시간은 따로 존재한다는 느낌이 들 정도였다. 이렇게 무덤덤할 수가.(* 자신에게 너무나 가까이 있어서 일상의 한 공간과 다르지 않은?)

우리가 ‘95라인’이라고 부르는 연규, 윤지가 함께 참여하는 빈들이었다. (경철이가 못왔다) 이렇게 셋이 모인게ㅐ 거의 3~4년만이어서 그런지 너무 반가웠다. 앞으로 이렇게 모이기도 쉽지 않을 텐데, 참 소중하고, 귀한 자리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대보름을 맞아 새끼줄도 꼬고, 볏가릿대로 세우고, 쥐불놀이도 했다. 가만 생각해보면 내가 어렸을 적 이곳에서 아이로 왔을 때, 참 많은 것들을 해보았더라. 새끼줄도 꼬아봤고, 쥐불놀이도 해보았고, 이외의 다양하고, 희귀한 경험들을 해봤다. 새끼일꾼이 되어서는 어른으로 대우 받으며, 다른 곳에선 절대 경험해보지 못할, 아이들의 쌤이 되었다. 나에게 늘 새롭고, 귀한 경험을 하게 해주는 물고를 위해 할수있는일은 그저 그만큼 사랑해주는것밖에 없다. 그래서 나는 물꼬를 무지하게 사랑한다. 그리고 이 안에서 맺어진 이 친구들도 사랑한다. 몇 년만에 만나도 처음엔 어색했지만 밤에 잠자리에 들때면 말이 많아지는 우리들을 사랑한다. 마지막으로! 옥쌤 받들받들. 물꼬 사랑해yo 2013.2.24

 

11년 공연규:

<2월 빈들모임 갈무리글>

가까운 사람들과 함께한 1박2일은 너무 평온하고 행복했다.

옛날 이야기를 나누며 함께 도란도란 시간을 보내며 물꼬의 존재에 대해 다시한 번 생각해 볼 수 있었다.

그 어디서도 느껴볼 수 없는 경험을 많이하게하는 곳. 그 어디서 배우는 배움보다 나에게 더 깊이 스며드는 곳. 내 인생에 있어서 든든한 기둥 같은 곳. 물꼬는 나에게 그런 곳이다.

또 물꼬에서 만나는 사람들도 특별하고. 물꼬를 통해 접하게 되는 경험, 배움, 사람, 모두 감사하고 몇 년이 지나서 만나도 익숙하고 편안한, 사람들과 공간.

요즘 많이 힘들고 지쳐있었는데, 물꼬 사람들과 함께 정월 대보름을 보내면서 마음이 많이 평온해졌다. 1박2일이라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두달의 겨울방학보다 더 여유롭고 편안하고 즐거운 시간이었다.

나에게 이런 존재가 되어준 친구들, 물꼬, 샘들게 정말 감사하다.

마음을 단도리 잡고 평온하게 한해를 살아갈 수 있을 것 같다.

 

11년 박윤지:

2013.02.23~24(토. 일) 2월 빈들모임.

진짜 빈들 시작 이틀전에 연락 받고 갑작스럽게 오게된거라 더 반갑고 좋았던거 같다.

정말 집앞에 잠깐 어디가듯 나와서 물꼬에서 좋은 사람들을 만난다는게 큰 ‘복’이다.

물꼬는 항상오면 거창하게, 그런 느낌보다는 소박하지만 가득찬 무엇인가가 있어서 따뜻하게 돌아갈 수 있는 것 같다.

이번에는 와서 다른 일정들을 빠듯하게 한것보다는 여유롭게 이야기하면서 웃고 먹고 공감하고, 그 시간들이 너무 좋아서 흘러갔지만, 주먹안에 꼭 싸서 가져가고 싶은 기분이 들었다.

연규, 수현이, 나, 같이 모인것도 몇 년만이라 더욱더 반가웠고 이렇게 모여서 평소에 할수없던것들을 해본 것 자체만으로도 즐거웠다. 언제또 물꼬에 올수 있을까 생각이든다.

못오는동안, 물꼬에서의 값진 시간들, 기억들을 하나씩 꺼내 펼쳐보면서 기다리고, 설레고, 생각할거다.

이런 생각을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고맙다.

갑자기 든 생각인데, 물꼬는 힐링의 장인 것 같다.

내가 많이 애낀다 물꼬.

 

12년 오주석:

<2월 빈들모임 갈무리글>

처음 도착했을 때부터 끝나고 갈때까지 물꼬에 대한 실감이 잘 나질 않는다. 1박 2일이 더욱 짧게 느껴지고 정신없이 지나간 것 같다. 나는 아직 물꼬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를 때 연규를 통해 오게 된거라서 너무도 어색하고, 낯설기만 했다. 아직도 낯설고 어색하긴 한데, 여기 오는 사람들 중에, 여기 있는 사람들 중엔 나쁜사람들이 없다는 걸 대충 알 수 있었다. 여기서 만난 사람들 모두 너무 좋은 사람들이었고, 착한 사람들이었다. 이곳을 더 자주 와야 자세한걸 알 수 있겠지만 이번 1박2일 동안은 뭔가 좋은 느낌들로 차있었던 것 같다. 나중에 기회가 되면 또 와볼만한 곳인 것 같다.

1박 2일동안, 새로운걸 느끼고 배우고 사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열여섯 류옥하다:

2월 빈들모임 갈무리글

 

< 꿈 >

 

분명 구름이 있었는데,

두루뭉실 솜구름, 탱탱한 꽃구름 담아다가

파아란 하늘에 매놓았는데,

어느 산천으로 날아갔는지 모르겠습니다.

마음 속의 구름 살포시 꺼내어,

하얗디 하얀 화선지에 적어,

볏가릿대에 매어봅니다.

이 구름이 하늘을 날아 해바라기가 바라보기를

빌어봅니다.

 

나이 서른에 후회하지 않을

하늘만큼 넓고, 땅만큼은 큰 구름 한조작,

산마울에 울려퍼지는 노랫가락에 담아

종소리처럼 은은히 퍼지기를

빌어봅니다.

 

백서현:

2013 정월대보름 빈들모임 갈무리 글

 

만약 이번 빈들모임에 제목을 붙인다면 무얼까요? '옥샘과 愛제자들!'

물꼬가 사랑하는, 옥샘을 사랑하는 특별 제자들 모임이었습니다.

정원 대보름을 맞아서 다 같이 부럼도 깨고

귀밝이술도 한잔씩 나누고,

밤에는 소원쪽지도 태우고 쥐불도 돌리고,

(전 참여 못했지만) 볏가릿대 세워서 동글뱅이도 돌았습니다.

“설에는 못 와도 대보름에는 온다”는 말이 있다고 하셨죠?

‘한해 넘김’이 내 생활 속에서 달력 넘어 가듯이 술술 넘어가는 게 아니듯이,

(어딘가에 서명하거나 다이어리를 쓸 때 2012년이라고 쓰게 될 때가 있는 것처럼)

이제야 드디어 마음으로 2013년을 맞이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새벽까지 나눈 여러 이야기들,

참 좋았고

시간이 쌓이면서 (말이 아니라 삶으로서)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되는 부분들인 것 같아서,

또 감사했습니다.

함께했던 연규, 수현, 윤지, 하다, 옥샘, 삼촌, 주석, 티베트 사람들, 장순이

모두 다 올 한 해 건강하고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옥영경:

오늘 그런 생각이 드는 거라,

이렇게 괜찮은 아이들의 사랑을 받는 선생,

나 괜찮은 사람이다, 존재해도 된다, 그런,

물꼬, 참 괜찮아, 있어야 해, 그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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