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이삭이 탐스럽게도 고개 떨군 겉표지입니다.
‘적립식통장’
농협 거네요.
2002년 3월 20일부터 ‘꿈모아학생적금’을 넣은 령이의 통장입니다.
2000원도 넣었고 3000원도 넣었습니다.
5000, 2000, 8650, 10000, 3720,...
우와, 25500원도 있습니다,
2004년 2월 13일이니 설 끝쯤 되겠네요.
통장은 2004년 3월 17일 5000원으로 끝이 나있습니다.
얼마 안된다던 돈은 생각보다 덩어리가 큽니다.
“제가 통장 가져오까요?”
가난한 학교살림을 위해 기꺼이 제가 모은 통장을 내놓겠다고 약속한 건
지난 4월 학교가 문을 열던 즈음이었습니다.
몇 번이나 그의 아버지 김상철님이 들고 왔다가는
잊어먹고(혹시 주기가 싫었다?) 되쥐고 가고 되쥐고 갔던 통장입니다.
령이의 통장을 보고 또 봅니다.
선뜻 내놓은 그 마음을 짐작하고 또 짐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