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3.31.해날. 맑음

조회 수 829 추천 수 0 2013.04.11 00:06:28

 

간밤 자기 전 반죽을 해서 구들의 이불 안에서 발효시킨 반죽덩어리를

다시 공기 빼 휴지기를 두었다 2차 발효해서 굽는 아침.

차와 함께 해날 아침다운 요깃거리 되었습니다.

 

한 상담자가 보내준 커피 생두도 자루달린 냄비에 볶습니다,

뚜껑을 닫아가면서.

볶아 한 이틀 숙성시켜야 제 맛이라 하기

막 볶은 건 식혀 넣어두고 앞서 볶았던 걸 꺼내 갈지요.

저야 잘 모릅니다, 그 맛이 어찌 다른지.

부랴부랴 버스 타고 나가는 기락샘한테 들려 보냈지요.

해날다운 한 순간!

 

점심 설거지를 끝내고는

파이반죽을 하여 비닐에 싸서 냉장고에 저온숙성시킵니다.

일을 하다 들어와 사과잼 넣어 새참으로 파이를 굽지요.

절반을 식구들 먹고,

나머지 절반은 이웃에 보냈습니다,

엊그제 저녁 반장 일과 부녀회장 일로 찾아갔던 한 댁에서

얻어먹는 것들에 대한 답례로 아이 편에.

 

오후,

소사아저씨는 노란천막 뒤란 후미진 곳에 산더미로 쌓인 쓰레기들을 헤치기 사흘째,

아이는 하다가 만 목공실 정리,

어미는 되살림터에 1차로 모여 있는 더미들을 재분류,

곧 있을 재활용수거에 다 내보내자고 움직이고 있습니다.

온전한 것이야 웬만한 것은 다 실어내갈 수 있는 품목인데

깨진 유리에서부터 깨진 타일, 찢어진 옷들,

너의 이름이 혹은 쓰임이 무엇이냐 물어볼 수도 없어 존재를 지정해줄 수 없는 물건들,

종량제 쓰레기봉투를 요하는 그런 물건들도 이만저만한 양이 아닙니다.

어느새 어둠 내렸지요.

 

속이 이렇게 시끄러울 땐 단순한 일들이 수행에 다름 아닙니다.

내일이 집짓기의 가부가 최종 결정될 날이 될 것입니다.

허가에서 부딪힌 일이 잘 넘어가지 못하고 있었지요.

단순한 한 건의 허가보류의 배경에는

비리와 감사가 걸린 큰 사건이 얽혀있다는데...

2010년 가을부터 진행되었던,

한 산 들머리 택지개발지의 산지전용허가와 건축허가가 취소돼

한바탕 시끄러운 관내입니다.

그동안 수차례 인근 주민들과 마찰을 빚었던 일이고,

공사가 진행되는 동안 문제가 많아 주민들 피해보상 집단소송도 제기돼 있고,

급기야 엊그제 허가까지 취소되었다 합니다.

군에서는 회사 측이 낸 대체산림자원조성비 1억5천만 원으로

직접 산지를 복원할 계획이라나요.

이런 일들이 산골 우리 삶에까지 미치는 영향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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