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4.12.쇠날. 맑음

조회 수 857 추천 수 0 2013.04.19 03:45:23

 

바람이 유달리 많은 봄인가,

유달리 바람 많다 느끼는 봄인가,

오늘도 봄바람은 가는 황사를 안고 천지를 뒹굴고 있었습니다.

 

이 봄, 이곳은 연일 정리 중.

오늘은 해우소 뒤란 창고를 뒤집었습니다.

소사아저씨가 늘 쓰는 공간이라 며칠 전 나름 1차 정리를 먼저 부탁드렸으나

감춰진 물건이 또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유기질퇴비에서부터 패트병 상자며 비닐들이며 자루며

페인트용품들이며 페인트며 나온 것들을

목공실로 보내거나 되살림터로 보내거나 태우거나 자전거집으로 보내거나...

모았던 병들은 면소재지를 나가 마트에 건넵니다.

“공병 환불은 돈으로는 안하고...”

덕분에 얼마만에 장도 다 봐오네요.

 

한편, 아이는 틈틈이 목공실을 치우고 있습니다.

십년 넘어 된 목공실용 비닐하우스의 살림은

그 세월만큼 세월이 묻힌 물건들이 저마다 한때의 쓸모로

그러나 이제 뒷방 늙은이의 한탄처럼 자리만 차지하기 일쑤입니다.

그러다 잊히기까지 하고...

혼자 살아도 한 살림일 것을 얼마나 많은 이들이 이곳에 살았던가요.

이제는 물건들의 쓰임도 다 모르는 것들이 쌓이고,

무언지 몰라도 쓰겠는지 안 쓰겠는지 눈에 확연한 것들로 우선 분류합니다.

 

정리를 하면 꼭 되살림터는 또 손을 가야하지요.

장갑을 벗자마자 이젠 교무실로 달려가

사업신청 건으로 교육청과 그리고 군청이랑 협의하는 과정으로

오후 내내 메일이 오가고 전화가 오가고.

그리고 세무서에서는 법적 근거를 찾아보고 있습니다.

기부자들에 대한 소득공제 건입니다.

수년전 시도한 적이 있으나 물꼬가 해당사항이 되지 못했지요.

그러나 여전히 논두렁에 대한 고마움과 예우로 다시 제기하고 제기해왔는데,

이번에는 뭔가 길이 보일 듯도 합니다.

담당자가 여러 방면으로 알아보고 있습니다.

오늘은 그 중간 점검이 있었던 거지요.

 

한 때 태양광집열판 설치 문제로 한 기업과 예산 씨름을 한 적이 있습니다.

그때는 물꼬가 학교의 소유주가 아니라는 까닭으로

결국 무산되었지요,

당시에는 달골도 없었던 터라.

아주 적은 자비만 보태면 가능한 사업이었는데,

두어 해 뒤 그 사업은 종료되고 말았지요.

물론 지금도 물꼬 소유는 아닙니다, 학교 건물이.

그런데 다른 방법이 좀 있지 않을까 찾던 중

들어온 소식 하나 있었네요.

시도해 보고자 합니다.

 

발가락 수술 부위는 결국 아물기 전 또 덧나고 있습니다.

가볍게 꿰맨 상처조차 석 달을 가기 일쑤인

선천적으로 가진 피부의 결함(?)으로

조심하고 애썼는데도 한동안 고생 좀 하겠습니다.

절뚝거리고 다니니 온몸이 삐거덕삐거덕.

그래도 삶은 비뚤거리지 않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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