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당의 봄맞이꽃 다섯 뿌리를 화분에 옮겼습니다.
정리가 잘 되어 있으니
빈 화분들도 다 모아 목공실 한 쪽에 자리를 잡고 나니
꺼내다 꽃심을 마음도 쉬 나지요.
그런데,
봄맞이꽃, 머리를 빼고 떠난 이를 기다리는 여인이거나
혹은 멀리서 올 그니를 기다리는 여인인 듯도 한
이름처럼 정말 봄을 목 길게 빼고 기다리는 그 꽃은
풀밭 속에 있을 때 진가를 발휘합니다.
그것들을 따로 떼서 놓으면
그 작은 꽃은 그만 초라해져
꽃마리와 큰개불알풀과 꽃다지와 냉이꽃과 토끼풀 사이,
풀섶에선 그토록 커다랗게 보이는 하이얀 꽃잎 다섯 장이
아, 그만 한없이 작아져 있는 겁니다.
그렇지, 그렇지, 모다 자기가 빛나는 자리가 있는 게지요.
‘어디서나 빛날 것까진 없지,
그저 제 자리에서 빛나라!’
요즘 물꼬에 와서 지내고 있는 위탁교육 아이 하나가
오늘은 무지 바쁜 저녁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내일 가족들이 다녀갑니다.
내일 입을 옷을 챙기고
오랫동안 목욕을 하고...
그래, 자신의 일이면 다 그리 움직이기 마련이지요.
아이들을 움직이게 하고 싶으면 그것이 자신의 일임을 알려주면 됩니다.
그래서 애도 저가 타야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