앗, 첫 반딧불이 운동장을 날았습니다.
여름 저녁인 게지요.
오늘도 유기농 포도밭에 있었습니다,
이른 아침에 시작해 서산에 해 떨어질 무렵까지.
지난 해날 오후부터 밭일 돕기 나흘째입니다.
어제 하다만 포도순 솎기.
하던 밭을 마무리 하고 나니 또 포도밭이 기다리고 있었지요.
점심을 먹고 나서는 다른 일입니다.
“우리는 뭐 여기 일했다 저기 일했다 해요.”
그럴 밖에요, 농사가 조옴 많아야 말이지요,
만여 평은 될 겝니다.
대부분의 농산물 자급자족은 기본이고,
그걸로 돈도 사시지요.
사람들 손이 있을 때, 마침 바람도 안 불기,
포도밭에 비가림 비닐을 치기로 합니다.
뼈대를 만들어놓고도 그거 할 짬이 안 나더랍니다.
“흐흐흐, 올 때마다 두고두고 생색내야겄네.
이 비닐 내가 친 거여...”
그런데, 일을 남겨두고 나서야 했지요,
손님들이 몇 오기로 학교로 오기로 하여.
오늘은 아이가 학교에 남고 소사아저씨와 손을 보탰던 참.
아이는 저녁밥을 하고 손님 맞을 채비를 하고 있을 겝니다.
물꼬의 학부모이고 논두렁이고 품앗이이고 벗인 이들,
영호샘과 효진샘 다녀갑니다.
맛난 것들 실어왔지요.
“번번이 올 때마다 이러면 이제 좀 불편하지.”
그래도 고맙습니다.
궁한 살림을 헤아려줌이고 산골살이를 이해해줌이려니.
효진샘은 새로 시작한 일이 새벽 두 시에 나서야는데,
맘먹었을 때 아니 오면 또 언제 오냐며 먼 길 다녀갔습니다.
고맙습니다.
서로 잘 지내 그게 힘인...
김홍기샘도 다녀갑니다.
건강문제로 물꼬랑 교류하고 있었고,
방문으로는 처음이십니다.
당면한 문제들에 대해 의논하고 자정 넘어 돌아가셨네요.
나빠진 건강, 회복하실 수 있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