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왜 이래?”

같이 밭에 들었던 이들이 못마땅해라 합니다.

땡볕 덮으며 구름 일더니 마른하늘에 천둥 지나고

비 몇 방울이나 떨어졌을라나 다시 흐리다 반짝 개인 하늘.

“울 어머니가 하늘이 하는 일에 뭐라 그러는 게 아니래요.”

그렇습니다.

비가 오면 오는 대로 맑으면 맑은 대로 바람 불면 부는 대로

고마울 일입니다.

 

이른 아침부터 자두밭에 나가 있었습니다.

마을 부녀회 다른 분들도 함께 했습니다.

누가 와서 잠깐 도와주면 얼마나 고맙더냐,

물꼬가 늘 그랬습니다.

하여 그 마음 알지요.

그래서 되는대로 이웃 밭들에 나가 손을 보태는 요즘입니다.

4월까지 눈 내리다 어느새 또 화악 올라간 기온으로

특히 과수농사가 여간 급하지가 않은 이곳.

 

딸기잼을 만듭니다.

우리 꽃밭에서 나온 것들입니다.

포기를 갈라주지 못하고 여러 해 지나니 잘 수밖에요.

하지만 그 작은 것들도 모아놓으니 제법일세,

꽤나 많습니다.

내일은 딸기파이도 만들어야겠습니다.

 

솎아온 얼갈이를 데쳐 무치고

광평에서 얻어온 고춧잎도 데쳐내 무치고

마늘쫑도 쪄서 무칩니다.

기분 좋은 여름 밥상을 차리는 저녁입니다.

 

건강문제로 한 분이 다녀가십니다.

과일을 사다주셨습니다.

그저 몇 마디 보탰을 뿐인데, 고맙습니다.

한동안 물꼬에 머무실까 고민도 하고 계십니다.

팔 한 쪽을 쓰지 못하는 당신이라

무슨 일을 도울 수 있을 거나 걱정이 많으시지요.

일 많고 낡은 산골살림, 무엇인들 보탬이 아니 될까요.

그저 같이 계셔도 한몫일 겝니다.

 

틈틈이 이불을 빨아가고 있습니다.

달골 것까지는 못하더라도 장마 전 학교 이불은 다 빨겠습니다.

4월 빈들이며 위탁교육이며 사진 몇 정리해놓으니

아이가 홈페이지에 올리는 일을 돕습니다.

어느 여름 정혁샘,

이 멀쩡한 학교가 단 세 사람으로 굴러가는 게 신비하기까지 하다던가요.

어디 그렇기야 한가요.

이렇게 샘들맞이를 준비하고 있으면

다음은 샘들이 와서 아이들맞이를 해주니 가능한 게지요.

모다 보고 싶습니다.

방학까지 너무 길군요, 여여들 하실 테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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