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6.24.달날. 맑음

조회 수 804 추천 수 0 2013.06.28 02:28:44

 

이른 아침 읍내 건재상에 달려갑니다,

보온덮개 사러.

측면 벽은 그렇게 거적을 덮어두기로 하였습니다,

흙이 뒤란보다 더 부드러운 곳이라 무너지기 또한 더 쉬운 곳이지요.

어제 들어온 건축소장님의 조언이었습니다,

비닐 보다 나을 거라는.

당장 덮었답니다.

 

그런데, 컨테이너를 옮기러 오기로 한 사람들이 소식이 없습니다.

다리 공사장도 사람들이 비어있습니다.

다른 현장에들 가 있는 모양입니다,

달골에 올라올 장비는 서 있는 게 보이는데.

또 날을 넘기나 보군요.

뭐 이번 주 안으로야 하겠지요.

 

하하, 달골 뒤란 같은 큰 문제에 걸려있었던 시간,

이제 이런 건 이야깃거리에도 밀려...

하수도공사, 라기보다 뚫기 했습니다, 오늘.

며칠 전부터 심각했지요.

그간 아주 간간이 물을 한꺼번에 버릴 때

가마솥방 바닥의 하수구가 역류해 첨벙거렸더랍니다.

학교 하수관이 좀 깊습니다.

수도관도 깊은데, 그보다 더 깊지요.

파내느라 아주 혼이 났습니다.

소사아저씨가 도왔지요.

“새로 해야 하는데...”

끝 쪽이 더 높단 말이지요.

흙 같은 게 쌓여 결국 또 막힐 겁니다.

그런데, 2003년 교실로 쓰이던 곳을 개조하여 가마솥방을 만들고 십년이 되었으니

뭐 대충 10년을 견뎌주는 거라고 생각하고,

그 세월이면 새로 교사(校舍)가 들어서거나 물꼬가 아주 달골로 올라가거나...

“새로 관을 묻지 않는 쪽으로 가보죠.”

그래도 혹시 막힐 때를 대비해 공사가 수월하도록 장치도 하나 만들어 넣고.

 

“대나무를 좀 심어보지 그래요?”

대나무, 그거 심어보고 싶기도 했던 바입니다.

그런데, 뜻밖에도 오늘 이야기가 나온 것.

달골 뒤란 턱을 보고 설비 아저씨가 한 제안이랍니다.

마침 상주 모동 넘어 당신네 포도밭가 대나무 있다지요.

대해리에도 대나무야 있지만, 그게 파내는 게 여간한 일이 아닙니다.

장비가 있어야지요.

아저씨가 굴삭기로 파내준다 하였습니다.

“그럼 저희가 하루 포도밭일 돕고, 서로 품앗이 하죠.”

그리하기로 합니다.

 

오후엔 운동장 가 풀을 한참 뽑았습니다.

아이는 되살림터를 다 뒤집고 정리를 다시 했지요.

빈들모임 준비래야 이불빨래와 베갯잇 빨기, 그리고 이렇게 풀을 뽑는 것 정도.

음식이야 당일 할 테고, 내부 청소는 전날 할 것이고.

화목샘이 손 보태러 오기로 합니다,

교원대 친구들 대표이기도 하여 논의도 마침 필요하고.

서현샘도 붙기로 합니다.

취직을 하고 꼭 두 달이 되니, 이제야 움직일 여유가 생겼을 것.

“천군만마들일세.”

아리샘에다 휘령샘도 다녀가고 유진샘도 오고,

농활 간 은희샘은 무사히 올 수 있을 거나,

품앗이들 모이기 쉽잖은 때인데 몇이 그리 손발 보태기로 하였습니다.

희중샘이 오지 못해 아쉽지만

계자에 오려면 그가 지금 서울을 지켜야 할 테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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