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7.11.나무날. 맑음

조회 수 693 추천 수 0 2013.07.28 10:59:40

 

소사아저씨는 밭 둘레 예취기를 종일 돌리고 있습니다.

산골 여름의 많은 날은 그러합니다.

 

옥천에서 집을 지으려는 이의 땅을 봐주러 다녀옵니다.

물꼬의 영역은 전방위적입니다.

밖에서 지원해주는 이들이 물꼬를 굴리고

그리고 물꼬는 또 물꼬가 할 수 있는 일들을 밖으로 지원합니다,

제도학교를 지원하는 일에서부터.

그런 ‘연대’가 즐겁고,

사랑과 일과 가치 있는 일에 대한 투여와 함께

우리 생을 행복하게 하는 한 조건일 터이지요.

옥천 간 걸음에 고교 은사님도 들여다봅니다.

긴 세월 우리들의 그늘, 스승님들,

고교 때 만난 선생님은 이적지 큰 안내자와 지지자가 되어주십니다,

이제는 말도 쉬 놓지 아니하시며.

 

청소년계자에 합류할 충남대 사범대 샘들이랑 조율을 좀.

도움이 되기보다 더 부산스럽지 않을까 싶은 생각도.

그리고 달골에 머무는 것도 외려 일이지 않을까 싶은.

달골 뒤란이 계속 공사를 이어가지 못하고 있으니.

“일단 간다!”

전체를 이끄는 주욱샘의 최종 안은 그리 결론지어졌습니다.

그래요, 그래요.

주욱샘이 바깥에서 결합하는 넘의 식구가 아니라

물꼬 전체를 끌어가는 우리 식구임을 잠시 잊었습니다.

문제가 생길 때 마음 쓰일 사람이 아니라

바로 함께 그 문제를 해결할 우리 식구였던 것.

그렇습니다.

무엇이 두렵겠는지요.

 

상주하며 교무행정 일을 돕는 홈스쿨링 중인 이곳 아이가

올 여름 계자 일정을 함께 못하게 되자

마음이 바빴습니다.

요 몇 해는 그 아이가 큰 힘.

어디 안의 일만 그러했겠는지요.

힘이 좋아 이 구석에서 저 구석까지 학교의 여러 곳을 살핀 것도 그였고,

대외적인 교무행정 일도 더러 그의 몫이 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올 여름 이곳에서 지내지 못하게 되자

정작 밖에서 다른 샘들이 적이 걱정들을 하며,

특히 우리 희중샘은

계자일정에 대해 최대한 교무행정 일을 밖에서 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습디다.

물꼬의 일이 바깥에서 원격조정식으로도 돌아가고 있었음이

어디 하루이틀 일이었더냐만 이번에는 더합니다.

고맙습니다.

그렇게 물꼬는 어떤 상황들 속에서도 그 특유의 야전(野戰)성으로

앞으로 나아갑니다!

 

아이 옷 하나 만들어주려고 마를 삽니다.

아이 키우며 변변히 옷가지 하나 새로 사 입히지 않았고,

아이도 별말 없이 컸습니다.

아주 가끔 되지도 않게 옷을 만들어 입혀도

아이는 그러려니 입고 다녔더랬습니다.

지난해 생활한복을 입고 다니는 아이에게 도포자락 같은 조끼 하나 입혔는데,

그게 좋았던 모양입니다.

얇은 여름용도 만들어줄 수 있겠냐 물었지요.

정교하게 제대로 만들지야 못해도

걸쳐 다니게는 하지요.

하여 주문한 옷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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