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다온다 하고, 밤에 서울엔 비 퍼붓듯 내렸다는데
여긴 비 올 듯도 하더니 해 기세가 여전히 대단했고,
그만큼 또 더웠습니다.
여름을 앞두고 더러 사람들이 다녀갑니다.
아이를 데리고 또 한 가정이 들어왔고,
전화가 통 안돼서, 그래서 이리 먼 걸음 했다는데,
소사아저씨가 문 앞에서 맞아 몇 가지 질문을 받고 보냅니다.
불쑥 들어서는 걸음들이 조옴 많아야 말이지요.
어떤 땐 자주 멈춰야 하는 일상으로 일이 밀려 애를 먹기도 하고.
하여 약속 없이 그리 사람이 오면 식구들이 질문에 대한 최소한의 답변만을 한 채
선걸음으로 보내고는 한답니다.
교무실에서 쌓인 일들에 코 박고 있는 동안 일어난 일.
이제 일어나 좀 내다볼까 할 때 차가 떠났습니다.
뭐 약속 없이 왔어도 운 좋게 차를 같이 마실 수도 있는데,
뭐 또 인연이 그만큼이려니 하기로.
한 어르신의 메일.
더운 여름을 시원하게 나라고 보내온 사진들,
그래도 이곳의 여름은 에어컨이 없이도 선풍기도 없이도 납니다.
심지어 부채 부치지 않고도.
기분 좋은 더위.
여름이 덥지요.
그게 여름이지요.
이리저리 동원하는 것 없이도 여름날을 나는 것을
아이들도 이곳에서 잘 익혀갈 것입니다.
여름은 덥고 겨울은 추우며,
사람살이는 애잔하기도 하고 기쁘기도 하고,
그렇게 시간이 흐르는 거지요.
다 자연스런 일입니다.
‘자연스러움’...
이 산마을에서 찾아가는 것이 바로 그 자연스러움이겠다는 생각,
배움도 그런 흐름이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