씻고 밥 먹고 치우고 생각하고 메일과 홈페이지를 확인하고,
다시 밥 먹고 치우고 자잘한 살림들을 정리하고,
그러다 책 좀 보고...
여름 일정을 준비하는 7월 한가운데,
잠시 호흡을 또 고르고 갑니다.
계자를 함께 하지 않아도
곳곳에서 물꼬의 여름을 함께 납니다.
‘옥쌤, 정말정말 온 맘을 다해 보고 싶어요....’
아, ‘온 맘’을 다해 그리워하는 이곳이라니...
아이들은 학교를 다니며 부대끼는 마음을 그리 부려놓습니다.
학사일정이 주5일 수업이 되면서
전체 수업일수는 달라지지 않았으니 방학은 그만큼 짧고,
아이들은 아쉬우나 어쩔 수 없이 이곳에 올 날을 다음으로 기약하고는 합니다.
‘물꼬 없는 여름이라 많이 허전하고 아쉬워요.’
물꼬 마음 또한 그러하지요.
‘물꼬 너무 그리워요. 힘들 때 항상 생각나요.’
물꼬도 그리 살아갑니다.
‘겨울에 꼭 갈게요! 그리고 졸업하면 물꼬에서 좋은 선생님 될 게요.’
보고 싶고 그립다는 그의 끝말처럼
물꼬도 늘 아이들을 그리 그리워합니다.
우리들이 함께 모일 수 있는 공간이 있다는 것이
새삼 고맙고 감사한...
늘 하는 말입니다만 서로 애써서 사는 것이 서로를 돕는 것.
자, 있는 곳에서 열심히 살기!
그리고 때 되면 보기.
나디아 불랑제.
아스토르 피아졸라가 그 덕분에 탱고를 재발견했고
자신의 음악세계를 펼쳤다던 그 스승.
에런 코플런드도 레너드 번스타인도 그에게서 배웠다 했습니다.
한 영상작가와 나눈 대화가 번역이 되었더이다.
“공부를 많이 하긴 했어도 최선을 다 한 적은 없어요.
이 ‘다’라는 것에 가까워지려 애쓸 때
비로소 모든 슬픔과 상실감에도 불구하고 마음속에 기쁨이 샘솟을 수 있겠죠.”
그에게 최선을 다한다는 건 무엇보다 주의를 기울이는 것.
주의를 기울이지 않고 행동하는 사람은 자기 삶을 잃는 셈.
결국 자신과 타인을 제대로 보기.
물론 자신을 아는 것이 늘 기쁨인 건 아니지요, 한계와도 직면하니까.
“음악에서도 저는 세상의 한계란 한계는 다 갖고 있어요.
제가 잘 모르는 게 뭔지 저는 압니다.
하지만 그나마 제가 탄탄한 바탕 위에 서 있는 것은
누군가가 저로 하여금
진짜로 듣고 제대로 경청하도록 이끌어주고 도와주고 허용해준 덕분입니다.”
제대로 경청하기.
듣기, 응시하기, 경청하기, 보기,
그리고 자기 자신을 존중하여 교만하지 않고 존재에 중요성을 부여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