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해리는 구름 조금 끼다 맑다 끼다,

그 위로 바람 조금씩,

그리고 서울은 창대비와 긋기를 반복.

기온은 몹시 높았지요.

 

오이와 고추를 잘 거두어먹고 있습니다.

별일 아니나 신비로운 일이지요.

하기야 사람이, 삶이, 생명이 가는 길이, 우주의 일들이

다 그러합니다.

 

“저, 군대 갑니다.”

일곱 살에 와서 초등시절을,

그리고 중고생 때는 새끼일꾼으로

이 산골로 끊임없이 오갔던 태우샘이

나이 스물에 이르고 대학을 가고 넘들처럼 군대를 갑니다.

울컥하는 마음.

그것들이 부모 없는 것도 아닌데

그 긴 세월을 함께 하며 남다가는 군대인데도

맘 애잔해집니다.

“잘 다녀오니라, 아무쪼록 건강하고...”

 

성화샘과 함께 지난해 7월부터 해결해야 할 일 하나 있었습니다.

많은 일들이 그러하지만,

특히 시간을 들여야 하는 일들이 있지요.

그 일을 함께 풀어가던 몇, 우리 유설샘도 포함,에게

퍽 어려운 날들이었습니다.

그렇다고 다른 일을 못한 것도 아니지만

커다란 숙제였더라지요.

분명 특정 개인의 문제였지만 그것을 넘어

같이 아이 키우는 모두의 문제이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결코 혼자는 해내지 못하는 일들.

그런데 어떤 일에 대한 해결은,

서로에 대한 애정과 또 각자가 지닌 품성들이

그 일에 대한 반응을 결정지웁니다.

그, 왜, 우리가 아이들 속에서 발생한 문제에 대해서

길길이 날뛰는 짐승처럼 분노를 다 표출하는가 하면

사람살이에 대한 이해도로, 그러니까 사는 일에 무슨 일인들 없더이까,

서로 어떻게든 최선을 방법을 냉정하게 잘 찾아가기도 하고...

이리 말하고 있으면 에이, 도대체 무슨 일이 있는 거야,

약간의 짜증이 일지도...

그 문제의 원형이 무엇이었느냐가 말하려는 핵심이 아니라

우리가 우리 삶에서 만나는 문제를 보다 건강하게 하기 위해서도

결국 자신의 삶을 어떻게 살아내는가,

그 가치지향과 실천성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것.

그러니까 결국 어떤 일에 대한 반응은 바로 자신을 드러내준다는...

 

어느 겨울 같이 수행모임에서 만났던

한 엄마와 아이가 계자에 결합하고 싶다는 연락.

참 작은 공간을 눈 밝게 읽고 찾아주는 사람들이 늘 고맙습니다.

밥바라지엄마 없이 샘들이 밥바라지도 하며 꾸려가리라던 올 여름이었습니다.

한 일정에 밥바라지하시겠다셨지요.

그러면 또 큰 힘이다마다요.

두 번째 일정은 아이들 자리가 퍽이나 듬성하여

더러 부모님들이 취소하는 거 아니냐 문의 이어졌는데,

임금제도 안에 있는 물꼬가 아니니

최소한의 경비만으로도 일정을 꾸릴 수가 있지요.

오고 싶은 아이들이 있는 것,

그것에 시선을 맞추기로 한 것.

그리고 계자의 일정은 단순히 아이들의 즐거움을 넘어

교사연수로서의 의미도 크므로

우리가 꾸려야하는 충분한 까닭이 있습지요.

그리하여 두 번째 일정도 느슨한 자리에 상관없이 계속됩니다요.

내년 학년도부터는 계자를 여름과 겨울에 한 차례씩만 하면 어떨까,

그런 고민도 하는 때이니

이번 여름의 두 일정은 아주 특별한 의미도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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