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7.17.물날. 맑음

조회 수 687 추천 수 0 2013.07.28 11:05:41

 

아침, 이웃네서 감자가 옵니다.

졸여 먹을 잔 감자를 주시겠다더니

그것만 보내기 아쉽다고 굵은 놈들도 섞어 보내왔습니다.

그런데, 또 다른 이웃에서 또 감자가 왔습니다.

먹을 사람 많은 물꼬의 여름인 줄 아시는 게지요.

면소재지에서도 젊은 한 친구가

가장 좋은 감자들을 실어 보내도 주더니.

참 많은 그늘들로 늘 살아가는 물꼬입니다.

이러니 어찌 잘 사려 애쓰지 않겠는지요.

그리고 그 기운이 우리 아이들을 또 살찌우게 하지 않겠느냐 말입니다.

참, 감자, 올 여름의 주 메뉴는 온통 그것이겠습니다.

우리가 지은 농사도 있고,

남도에서 집안 어르신이 보내온 것도 있고,

이렇게 이웃들에서도 오고,

또 다른 이웃에서 보내줄 거라고도 하고.

아이들 잘 먹이겠습니다.

 

소사아저씨는 학교뒤란 풀을 정리합니다.

제발 후미진 곳을 돌아보라,

이곳에서 끊임없이 행하려는 하나.

보기 좋은 곳, 보이는 곳만이 아니라,

설혹 눈에 띄는 곳은 잘 챙겨지지 못하더라도

뒤란을 맨실거리도록 하는 것,

그래서 우리 마음이 뿌듯해지고 싶습니다.

아이들과도 그런 부분 잘 나누고 싶고.

한참을 쓰지 않은 간장집 부엌 아궁이에

불도 지펴 습을 빼고,

땅콩 밭도 좀 매고.

 

사람들이 여럿 다녀갑니다.

서울의 한 복지관에서 젊은 친구 셋이 와서

물꼬 이야기, 청소년들 이야기를 나누고 갔습니다,

앞으로 같이 연대할 부분들에 대해서도.

세 학기 재활승마일로 드나들었던 목장 식구들도 다녀갑니다.

언제부터 오마던 것을,

지난겨울엔 가까이 왔으니 길이 얼어 들어오는 것을 말렸던.

연대의 기쁨이 밀려온 하루.

요즘 더욱 새롭고 깊이 다가오는 낱말, 연대!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sort
1938 2016. 6.27.달날. 맑음 옥영경 2016-07-21 693
1937 2016. 4.29.쇠날. 맑음 옥영경 2016-05-11 693
1936 2015.11. 4.물날. 맑음 옥영경 2015-11-23 693
1935 2015.10.29.나무날. 맑음 옥영경 2015-11-23 693
1934 2015. 9.21.달날. 아침 안개 옥영경 2015-10-16 693
1933 2015. 8.15~16.흙~해날. 맑았던 하늘이 흐려가다 옥영경 2015-09-03 693
1932 2015 어른 계자 여는 날, 2015. 8. 7.쇠날. 맑음, 그리고 밤 비 옥영경 2015-08-23 693
1931 2015. 6.26.쇠날. 비 / 6월 빈들 여는 날 옥영경 2015-07-24 693
1930 2015. 4.11.흙날. 맑음 옥영경 2015-05-12 693
1929 2015. 3.13.쇠날. 비 옥영경 2015-04-16 693
1928 2015. 2.18.물날. 싸락눈 옥영경 2015-03-13 693
1927 2014. 9.17.물날. 비 잠깐의 아침, 그리고 흐림 옥영경 2014-10-15 693
1926 2014. 8.24.해날. 맑다고 하기 조금 아쉬운 옥영경 2014-09-20 693
1925 2014. 6.13.쇠날. 잠깐씩 구름 지나다 비 뿌리는 오후 옥영경 2014-07-04 693
1924 2014. 5.22.나무날. 맑음 옥영경 2014-06-13 693
1923 2014. 4. 4.쇠날. 맑음 옥영경 2014-04-26 693
1922 2014. 2. 7.쇠날. 흐리다 저녁부터 눈 옥영경 2014-02-28 693
1921 2015.12.24.나무날. 맑음 옥영경 2015-12-29 692
1920 2015.12. 5~6.흙~해날. 흐림 옥영경 2015-12-24 692
1919 2015.12. 2~3.물~나무날. 비, 그리고 눈 옥영경 2015-12-24 692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