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8.15.나무날. 맑음

조회 수 684 추천 수 0 2013.09.02 00:29:58

 

학교 마당가엔 자그마한 두 개의 연못이 있습니다.

연못이라기 좀 민망한 아주 작은.

그래도 거기 연꽃 피고 지고, 수련 꽃 피우며,

가시연꽃도 있고 부레옥잠도, 마름도 있지요.

그런데 거긴 비밀 하나 있습니다.

사실은 바닥으로 쉬 물이 빠져 두툼한 비닐로 전체를 깔아 물을 채운 것.

헌데, 연못 하나의 비닐 다 타버려 물도 쫄딱 말라버렸지요.

물이 좀 적은 곳이어 그랬겠지만.

뜨거웠던 여름의 흔적입니다.

태양에 견디는 게 무엇 하나 있더이까.

나그네 옷을 벗긴 것도 세찬 바람이 아니라 햇볕 아니었던가요.

그 여름도 끝자락을 향하고 있습니다...

 

품앗이 기표샘 미국 갔습니다, 교환학생으로.

일년이나 거기 있다 온다 합니다.

“겨울에 어쩌냐...”

저 없는 동안의 물꼬 겨울계자 아궁이불을 걱정하며 갔습니다.

“수술한 네 허리나 잘 돌봐라.”

서로 잘 사는 게 돕는 거야, 우리 늘 그리 말하듯 지낼 것이고

그리고 우리는 1년 뒤에도 어제 본 듯 만나리라 합니다.

아무쪼록 건강 해치지 않길.

 

온 식구들, 그래보아야 넷,

마당극과 춤극, 내리 두 편의 공연을 관람하고 왔습니다.

군수님도 오랜만에 반가웠고,

한 방송국의 리포터(지난 겨울 계자를 담았던)가 다가와 반가이 인사.

낼모레 물꼬를 담으러 오기로 한 촬영팀도 눈인사.

지지난해 여름 물꼬 계자에 잠시 함께 했던 한 언더가수도

이번 사흘의 공연 가운데 음악 하나 맡았다 인사나누고,

읍내의 여러 어르신들도 안녕, 안녕.

 

놀이패 신명의 <꽃 같은 시절>,

공선옥의 소설입니다.

물처럼 유연하고 풀처럼 생생하고 꽃처럼 아름다운 소설이라던.

연대를 통해 서로에게 꽃이 되고 시가 되는,

봄날 한판 흐드러진 화전놀이 같다고도 한.

이 소설을 읽고 그랬지요, 아마,

소설가 이지호는 가장 ‘본래적인’ 소설과 가장 ‘근본적인’ 작가라 가리켰습니다.

그런데, 그걸 또 마당극으로도 잘 풀어놓았지요.

‘어매들’을 연기할라고 얼마나 연습들을 했을라나요.

아직도(이 시대에도. 거리에서 화염병 뒹굴고 짱돌 날지 않는) ‘마당극’은 계속되고 있습디다.

이어 트러스트 무용단의 <昨-yesterday>.

아, 뜨겁게 흐르는 땀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무대에 올라 같이 춤추고 싶었던.

아이 왈,

“공연 한번 하고 나면 3,4 키로는 빠지겠다.”

 

낼 한 방송의 프로그램 하나와 촬영구성하고, 모레 촬영하면 이번 주도 훌쩍.

비로소 계자 후속작업을 할 수 있겠군요...

그나저나 망가진 디카를 대신해 샘들이 찍은 사진은 왜 이적지 아니 들어오는 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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