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천에 와있습니다
아이를 데리고 컴퓨터조립 공부를 하기로 했습니다.
무슨 대중강좌는 아니고,
선배들 몇과 하는 품앗이 재능나눔강좌쯤.
뭐 그래서 홀로 다 조립해내겠다 보다도
워낙 암담한 분야에 대해 두려움을 좀 벗어보겠다 그런.
설악의, 강원도 아니고 경기 가평, 한 공장 사무실에 모였다가
늦은 밤엔 10킬로미터 거리의 홍천 숙소로 이동하여
강의가 계속 되고 있습니다.
오전, 마음도 손도 바빴습니다.
계자 때 사진기가 두 대 다 망가진 까닭에
샘들이 스마트폰에 사진을 찍었고,
그것이 모이는 데 시간 좀 걸렸네요.
일상으로 돌아가면 거기 또 기다리고 선 자신의 일상이 벽처럼 섰을 것이니.
하여 이제야 그 사진들 정리하여 아이에게 넘기고
아이는 물꼬 누리집에,
그리고 다 담지 못한 것은 자신이 꾸리는 물꼬사랑 카페에 올렸습니다.
몇 해 아이가 교무행정 일을 그리 돕고 있습니다.
물론 사람들이 오가며 하지만 내내 머물지 않으니.
오늘은 사진을 꼭 다 올려야지,
그래놓고 낮밥 챙겨먹은 뒤 설악으로 가리라 했는데,
“지금 세 시간 째 길 위에 있어.”
선배의 연락입니다.
조금 더 서두르는 게 좋겠다, 그런 조언이겠지요.
다들 어디로 가는지...
조금 지나면 빠질 차들 결국 다 빠지지 않겠느뇨,
그런 마음으로, 사실 일을 두고 갈 수도 없어,
마지막 사진 올리고서야 나섰는데,
운 좋게 예상 잘 맞아떨어져 여느 날처럼의 시간거리였더랍니다.
컴퓨터 조립,
핵심이라고 놓을라치면 ‘상식’에 있다 하겠습니다.
들어간 게 있으면 나오는 게 있는 거지요.
그걸 알면 마더보드에서부터 cpu 장착이며 하드며 쉬워집니다.
새로운 한 세상이었습니다.
한 할머니를 만났습니다; 선배의 노모.
아주 편안해라 하십니다.
움직임을 보시고 어찌 그리 바지런하냐고도 하셨습니다.
잠깐 부지런하기 무에 어려울까요,
내내 바지런한 사람일 수 있느냐가 문제이지요.
사람들은 대개 저더러 에너지가 넘친다고 합니다.
혹은 체력이 좋다고.
그런데 사실은 ‘신명’으로 밀고 가는 거지요.
그래서 움직임 뒤엔 완전히 뻗습니다.
허니 사실 제 호흡이란 나이 드신 분들과 맞는 게지요.
속도감이 그렇습니다.
그래서 어르신들과 놀기가 좋은 게지요.
그런데 사실은, 그 바닥에, 당신 건너오신 세월 동안 무슨 일인들 없었으랴 싶은
무한한 연민이 깔려있고,
그 세월 살아내느라 참말 욕보셨다는 고개 숙임이 있는 거랍니다.
우리 어르신들, 참말 살아내느라 애쓰셨습니다!
우리도 그 세월을 건너갈지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