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8.24.흙날. 갬

조회 수 727 추천 수 0 2013.09.16 13:30:33

 

 

홍천에 와있습니다

아이를 데리고 컴퓨터조립 공부를 하기로 했습니다.

무슨 대중강좌는 아니고,

선배들 몇과 하는 품앗이 재능나눔강좌쯤.

뭐 그래서 홀로 다 조립해내겠다 보다도

워낙 암담한 분야에 대해 두려움을 좀 벗어보겠다 그런.

설악의, 강원도 아니고 경기 가평, 한 공장 사무실에 모였다가

늦은 밤엔 10킬로미터 거리의 홍천 숙소로 이동하여

강의가 계속 되고 있습니다.

 

오전, 마음도 손도 바빴습니다.

계자 때 사진기가 두 대 다 망가진 까닭에

샘들이 스마트폰에 사진을 찍었고,

그것이 모이는 데 시간 좀 걸렸네요.

일상으로 돌아가면 거기 또 기다리고 선 자신의 일상이 벽처럼 섰을 것이니.

하여 이제야 그 사진들 정리하여 아이에게 넘기고

아이는 물꼬 누리집에,

그리고 다 담지 못한 것은 자신이 꾸리는 물꼬사랑 카페에 올렸습니다.

몇 해 아이가 교무행정 일을 그리 돕고 있습니다.

물론 사람들이 오가며 하지만 내내 머물지 않으니.

 

오늘은 사진을 꼭 다 올려야지,

그래놓고 낮밥 챙겨먹은 뒤 설악으로 가리라 했는데,

“지금 세 시간 째 길 위에 있어.”

선배의 연락입니다.

조금 더 서두르는 게 좋겠다, 그런 조언이겠지요.

다들 어디로 가는지...

조금 지나면 빠질 차들 결국 다 빠지지 않겠느뇨,

그런 마음으로, 사실 일을 두고 갈 수도 없어,

마지막 사진 올리고서야 나섰는데,

운 좋게 예상 잘 맞아떨어져 여느 날처럼의 시간거리였더랍니다.

 

컴퓨터 조립,

핵심이라고 놓을라치면 ‘상식’에 있다 하겠습니다.

들어간 게 있으면 나오는 게 있는 거지요.

그걸 알면 마더보드에서부터 cpu 장착이며 하드며 쉬워집니다.

새로운 한 세상이었습니다.

 

한 할머니를 만났습니다; 선배의 노모.

아주 편안해라 하십니다.

움직임을 보시고 어찌 그리 바지런하냐고도 하셨습니다.

잠깐 부지런하기 무에 어려울까요,

내내 바지런한 사람일 수 있느냐가 문제이지요.

사람들은 대개 저더러 에너지가 넘친다고 합니다.

혹은 체력이 좋다고.

그런데 사실은 ‘신명’으로 밀고 가는 거지요.

그래서 움직임 뒤엔 완전히 뻗습니다.

허니 사실 제 호흡이란 나이 드신 분들과 맞는 게지요.

속도감이 그렇습니다.

그래서 어르신들과 놀기가 좋은 게지요.

그런데 사실은, 그 바닥에, 당신 건너오신 세월 동안 무슨 일인들 없었으랴 싶은

무한한 연민이 깔려있고,

그 세월 살아내느라 참말 욕보셨다는 고개 숙임이 있는 거랍니다.

우리 어르신들, 참말 살아내느라 애쓰셨습니다!

우리도 그 세월을 건너갈지니.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sort
2186 2015. 9.26~29.흙~불날. 대개 맑음 옥영경 2015-10-17 728
2185 2015. 7.27.달날. 점심께 비 옥영경 2015-08-05 728
» 2013. 8.24.흙날. 갬 옥영경 2013-09-16 727
2183 169계자 이튿날, 2022. 1.10.달날. 맑음 / 비밀번호 0169 [1] 옥영경 2022-01-14 727
2182 2015.11. 5.나무날. 구름조금 옥영경 2015-12-01 727
2181 2015. 9. 2.물날. 비 지났는가 옥영경 2015-09-30 727
2180 2015. 6.10.물날. 가끔 구름 옥영경 2015-07-14 727
2179 2013.10.29.불날. 밤 비 몇 방울 옥영경 2013-11-26 727
2178 2013. 8.26.달날. 맑음 옥영경 2013-09-16 727
2177 2017.11. 2.나무날. 맑다고는 못할 옥영경 2018-01-06 726
2176 2016. 4.21.나무날. 갠 오후 옥영경 2016-05-03 726
2175 2015.12.21~22.달~불날. 비 옥영경 2015-12-29 726
2174 2015. 6.15~19.달~쇠날. 거개 맑고, 소나기 소식만 있고 흐리다 말다 옥영경 2015-07-20 726
2173 2015. 5.12.불날. 갬 옥영경 2015-07-01 726
2172 2014.10.30.나무날. 맑음 옥영경 2014-11-01 726
2171 2014.10. 7.불날. 맑음 옥영경 2014-10-28 726
2170 2014. 6.23.달날. 소나기 옥영경 2014-07-10 726
2169 2014. 5.16.쇠날. 맑음 옥영경 2014-06-04 726
2168 2014. 4. 3.나무날. 비 내리는 밤 옥영경 2014-04-26 726
2167 2013.11.24.해날. 밤 비 옥영경 2013-12-06 726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