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9.15.해날. 갬

조회 수 751 추천 수 0 2013.09.25 01:17:12

 

비온 뒤 맑은 아침 하늘은 조금 더 팽팽해졌고,

마을 여기저기 호두를 털고 있습니다.

여름은 늘어진 줄이었다가

가을로 가며 조금 더 짱짱해지고

겨울에 이르러서는 아주 팽팽해지는 하늘.

아침, 한 이웃이 우리 호두를 같이 털어주겠다 왔기

달골 비탈진 곳을 털자고 풀을 먼저 깎기로 하는데

들여다보더니 그만 고개를 절래절래,

저거 따자고 자기는 거기서 풀 못 벤다 했지요,

우리는 해마다 하고 사는 일인데.

결국 소사아저씨,

예년처럼 풀을 베러 들어가 두어 시간 만에 일 끝내고 나옵니다.

며칠 후 한가위에 식구들이며 명절 쇠러 오는 이들 다 모이면

호두는 그때 같이 털기로.

 

오전에 교무실 메인컴퓨터 손을 좀 봅니다.

지난 계자에 망가져 손님용 컴퓨터를 임시로 쓰고 있었지요.

건연샘이 골라서 안내해준 대로 주문한 컴퓨터가

열흘 전 물꼬에 들어오긴 하였으나

건축현장에 가느라 열어보지도 못하고 갔던 것.

이웃의 성범샘이 와서 오늘 드디어 가동.

그것도 두어 시간 훌쩍 잡아먹네요.

 

마을길에서 달골을 가리키던 현판이 쓰러진지 여러 날,

떼어다 놓고 그거 달 짬이 없더니

오늘 그것도 세웁니다.

전신주에 바짝 붙여 망치로 기둥을 박고

위아래 철사로 전신주에 묶었지요.

역시 성범샘이 도와주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우물 두레박이 시원찮아 물을 잘 담아 올리지 못하기

그것 역시 여러 날의 숙제로 있었습니다.

오늘 새로 바가지를 달까 궁리하다

결국 기존 두레박 상단 부분에 나무를 대는 걸로!

짝짝짝.

퍼 올리는 재미로 힘 빠지도록 물 긷기.

 

다음은 구멍 뚫린 평상 하나 보강.

여기저기 판때기를 모아

직소를 써서 자르고 전동드릴로 박기도 하고 망치로 못을 박기도.

그런데 문제는 그게 아니었습니다.

역시 뼈대가 되는 오비끼, 이걸 뭐라 부르나, 가 썩어 도저히 기능을 못하겠는.

그런데 해 넘어가고 있었지요.

다음을 기약합니다.

 

들어온 샘이며 식구들 두 끼 밥상을 차리니 하루해가 뚝딱.

카페를 준비하고 있는 이웃이 조명을 봐 달라 한 것도 또 수일.

건너가서 봐주고 의견도 더하고,

간 걸음에 얼마 전 만든 나무의자 실어가

장비 좋은 그곳에서 버팀목 대고 돌아오니 야삼경에 이르렀습니다.

 

날이 잘도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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