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온 뚝!

무밭에 벌레들을 잡습니다,

그들은 그들의 삶을 사는 것이고

우리는 또 우리의 삶을 사는 것이니.

 

오늘 아주 혼이 난 일이 있었습니다.

요새 ‘나무 다루기’가 한창이지요.

절단기로 목재를 자르는데,

덜덜덜거렸습니다.

휠이 돌기는 하는데 소리 요란하고 목재는 잘리지 않고...

힘으로라도 잘라보겠다고 하다가

혹시나 하여 유심히 기계를 살펴봅니다.

아무래도 휠이 빠진 듯 보입니다.

그럴 땐 멈추는 게 옳지요!

사람을 부릅니다.

아는 분야의 일이 아니라 낯선 상황에선 수시로 묻는 게 또한 길일 것.

아니나 다를까, 휠이 빠져 있었던 겁니다.

위험한 상황이었던 거지요.

 

우체통에 문짝을 다는데,

문짝이라 이름 하니 꽤나 큰 뭔가일 듯 들리는데,

평방 15센티미터나 되려나요,

그걸 다는 일이었는데,

한 번에 하려다 결국 여러 번 일을 하게 되었네요.

처음 차라리 두 번 일할 생각하고 톱을 대는 게

외려 일을 줄이는 길이지요.

너무 잘라버려 덧대는 게 더한 일이 되고 말았다는...

 

밤, 역사모임에서 오는 10월 19일 가을 학술제를 물꼬에서 하기로 해

그 실무모임이 있었습니다.

왜 하려는가 목적에서부터 규모를 잡는 일,

그리고 준비에서 일을 어찌 나눌 것인가를 짚는 자리.

행사 많은 시월이라 물꼬가 모든 일을 맡기는 어렵다 전하고

이왕이면 물꼬 행사의 하나가 아닐 수 있도록 해 달라 부탁했지요,

멀리서 게릴라처럼 모이는 샘들을

두 번이나 영동 산골까지 불러들이기는 좀 무리다 싶어.

 

그리고 오늘...

별 것 아닌 물건이 이름을 부여받자 온전해 지는 것처럼

시간 또한 그러할 지니.

평범한 날들도 어떤 이름이 지어지며 반추되는 순간

그 날은 특별한 날이 되지요.

그렇게 물건은 혹은 시간은 이름을 갖는 순간

아연 활기가 돌고 피가 돕니다.

‘물건이 남아 사람을 되새기니 인생 허투루 살 일이 아니다.

어디에 내 흔적과 평판의 증거가 남아

구천을 떠도는 중에 내 귀를 어지럽힐 수도 있지 않은가.’

‘애지중지-매우 사랑하고 소중히 여김’이라는 제목으로 온 글 한 구절이

그러하였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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