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취기가 망가져 이 빠진 풀밭이었습니다, 운동장이.
오후 마을의 성길이 아저씨와 윗마을 돌고개의 혜영이 아저씨 와서
예취기를 돌립니다.
지난 5일 대해총동문회에서 마구 헤집고 간 쓰레기를 물꼬가 치우는 대신
운동장 풀 한번 깎아 달라 부탁했더랬지요.
오시마 했고, 오늘 왔습니다.
말꿈하게 해놓았습디다. 고맙습니다.
고래방 마루바닥 부분보수공사는(연례행사 되었네요)
일단 뜯어놓은 채 며칠 뒤 하기로.
그런데 뜯은 장판을 다시 쓰겠다고
소사아저씨는 거기 붙은 나무 찌꺼기를 다 떼고 계셨습니다.
그게 더 일이지만
버리는 장판을 치우는 것도 이 산골서는 또 큰일.
한편 현명하신 게지요.
빨간 날. 저녁 기차 타고 순천행.
몇 사람과 낼 하루 정원박람회 돌기로 했습니다.
아나스타샤의 정원을 만들고 싶어 하는 소망에 도움 한 줄기 되잖을까 하고.
‘한 평 정원’을 꼭 보고팠지요.
잘 차려진 옷을 입는 것에 별 관심 없는 것처럼
질서 정연한 정원에는 그리 관심 없습니다,
돈 들이면 다 되는 일 같은 거.
그런데 사람들이 모이는 과정에
신탄진역과 조치원역에 착오가 있었습니다.
남에서 올라간 한 패는 신탄진역에서,
북에서 내려온 한 패는 조치원역에서 기다렸던 거지요.
기차로 불과 15분 거리에 있으나 분명 다른 역이고
순천으로 향하는 기차는 다른 시간대에 있습니다.
그런데 오가는 문자, 혹은 통화에서 ‘역이라는 말로 통용되는 동안
한 쪽은 신탄진을 그리 불렀고,
한 패는 조치원을 생각하고 있었고.
삶의 많은 순간이 서로에게 이러하겠습니다.
끝까지 명확하게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