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11. 2.흙날. 촉촉한 비

조회 수 774 추천 수 0 2013.11.26 23:06:08

 

날이 꾸물합니다.

진학상담과 위탁교육상담이 있습니다.

 

지난 물날부터 한 달골 햇발동의 1층 수도관 교체 공사는

나흘 만에 정리가 되었습니다.

아침에 떼 내었던 장판을 붙이고 마무리.

비용도 합리적인 선에서 합의되었지요.

이렇게 할 일을 작년의 그 토목업자들은 왜 그리 했던 걸까요.

원인도 파악하지 못하고,

공사를 위한 공사를 벌이며 날이 갔던, 공사비는 공사비대로 어마어마했던...

이 시대 전문가라는 이들을 위한 안타까움...

시멘트 먼지는 닦아도 닦아도 뿌옇습니다.

작년에도 거실을 두 차례 뜯고 바르는 동안

댓 날씩 그렇게 청소를 해댔지요.

 

한창 공사 뒤끝 청소 중인데

당진에서 위탁교육상담을 오기로 한 학부모가

예정보다 일찍 도착했다는 전갈입니다.

부랴부랴 학교로 내려왔지요.

아이 둘과 부모들이 와 있습니다.

7학년 아이, 등교거부가 핵심이라 했습니다.

정서행동장애를 겪고 있고,

병원을 드나들고 약을 먹고.

이제 어떻게 할까, 그럴 때 물꼬들을 오지요.

아이 상담에 이어 부모 상담.

위탁교육에 합류하기로 결정합니다.

 

흐렸던 날씨는 비 몇 방울 뿌리고

늦은 점심들을 먹고 달골행.

공사의 흔적들, 집 둘레 떨어진 것들을 줍고,

안에서는 거실과 부엌 짐을 다시 자리 잡아주고

먼지를 닦고 또 닦고.

기락샘과 소사아저씨도 함께.

“고급인력이 청소하러 이렇게 와야 하고...”

주말 쉬러온 기락샘한테 미안했습니다.

학술제 하기 전에도 청소에 손 보태러 달려왔던 기락샘.

늘 뒤에 선 그가 정녕 물꼬의 대들보랍니다.

 

공사가 끝난 햇발동의 청소는 아직 끝이 안 보이는데,

학교에는 진학상담(이라기보다 그 핑계로 얼굴 보는)을 온 이들이 도착했다 합니다.

“문여사네 아니라면 당장 내려왔다!”

오래 만나온 저온샘과 지윤 수민.

긴 시간 드나들어도 불이 어디서 켜지는지 모를 수도 있지요.

불을 켜려 들어가는데 어둑한 낯선 공간이 입을 벌린 괴물처럼 보이면

차라리 돌아 나오고 말지요.

학교 마당을 거닐다 추워 차에 들어가 있었더랍니다, 40여 분을.

참말 죄송...

그리고 밤을 낮 삼은 겨울밤,

‘벗’이 참 좋습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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