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12. 3.불날. 맑음

조회 수 720 추천 수 0 2013.12.16 00:36:39

 

계자를 왜 한번만 하느냐는 걱정들.

무슨 일이 있냐고.

시대의 대세이려니.

그런데, 시대라...

경제를 활성화하자는.

뭐든 열심히 소비해서.

그게 무엇이든 좋으니.

그런데 경제가 돈다는 말에는 반드시 누군가의 노동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우리는 노동에 대해 이야기해야 합니다.

기술과 지식은 진보했고, 우리는 편해졌고,

그만큼 지구가 몇 억년 동안 만든 연료를 펑펑 쓰고 있습니다,

참 낡아빠진 이야기입니다만.

그런데도 우리는 죽어라 쉴새없이 일을 하고.

어디 밥만 먹고 사느냐고 하면서.

살아가기 위해 정말로 필요한 것 외에 드는 노력이 상대적으로 많아진 게지요,

이 역시 너도 알고 나도 아는 이야기입니다만.

그렇다면, 살아가는 데 필요한 건?

의식주, 정보와 교통 인프라 정비, 의료 시스템 확립, 거기에 모든 것의 근간을 이루는 교육과 연구?

그럼 그 이외의 것은?

쓸데없는 물건이나 서비스!

필요이상의 음식과 상품, 필요이상의 주거공간, 필요이상의 교통 인프라, 필요이상의 의료와 필요이상의 교육; 뭉뚱그려 ‘사치’.

그 사치를 수단 방법 가리지 않고 팔려하고

그 사치를 필요불가별한 것으로 둔갑시켜 사람의 욕구를 충동질하고

그런 사치를 유지해주는 노동 서비스.

선전과 광고로 치장해서 소비자의 수요 자체가 날조되고

사람들에게 꼭 필요하지도 않은 물건을 사들이도록 하는 광고나 오락, 서비스들의 증가.

풍요로워졌다, GDP가 늘었다, 돈이 늘었다...

그런데 실상은 욕망과 시기심과 지루하고 가혹한 장시간의 노동.

이것이 바로 경제효과와 소비 향상의 실상이라는 거지요.

그런데 정말 우리 삶은 그것으로 활기차졌는지.

무엇에 의해 무엇을 목적으로 경제가 도느냐구요.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

어떻게 하면 자유를 희생하지 않고 그것들을 얻을 것인가,

제대로 된 계산이 필요합니다.

“교육의 영역도 이와 다르지 않습니다!”

눈 밝게 무엇이 우리 아이들에게 필요한지 볼 수 없는 시대!

 

지난여름 계자에서 망가진 디지털 카메라들을 이제야 싸서 병원에 보내네요.

우체국 국장님이 직접 나서서 다시 단단히 큰 상자에 싸주셨습니다.

면소재지 나가 택시비도 전하였지요.

이틀 꼬박 장작 패고 나간 신원스님,

겨우 택시 태워드린 게 인사였습니다.

다녀간 지리산 어르신들께 이제야 안부들도 전하고.

고마운 인연 잘 지어가겠습니다.

이웃 어르신 한분 강된장이 먹고 싶다 건너오신댔는데,

하던 일 계속 손댄다고 저녁밥상은 내일 같이 하기로.

 

이번 겨울계자를 신청한 아이들 가운데 자매,

그 아이들 태어나기 전부터 그들의 부모들과 맺은 인연입니다.

당신들이 조카를 보내셨더랬지요, 꼭 십년 전.

그리고 당신들이 아이들을 낳고 그 아이들 자라 이제 물꼬 올 때 되었습니다.

조카가 드나드는 그 세월 동안

간간이 어린 그 둘이 자라는 과정을 보았지요.

오랜 인연 고맙습니다.

더구나 아이들의 외할아버지는

국내 대안학교류에서 첫째로 꼽히는 학교의 수장이셨더이다.

다른 학교도 많지요마는 예 보내주셔서 고맙습니다.

이럴 때도 그런 생각하지요, 열심히 아이들 섬겨야지!

 

그리고...

제 집 아이의 예민함을 봅니다.

참회합니다.

어찌 그 아이의 잘못이겠는지요.

우리 자식들 어느 누구 그 무엇이 그 아이들 잘못이겠는지요.

우리가 그리 낳았고, 우리가 그리 길렀고, 우리가 그러했습니다...

내 삶을 더욱 바르게 세워야 할지니.

 

지난 흙날 출국한 기락샘은

암스테르담에서 로테르담으로, 그리고 마스트리히트로 옮겨가고 있다 합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sort
2146 2016. 7.29.쇠날. 얇은 조각 소나기 옥영경 2016-08-10 723
2145 2016. 7.20.물날. 가끔 해 옥영경 2016-08-06 723
2144 2015. 8.12.물날. 말복, 그리고 낮 비 옥영경 2015-09-03 723
2143 2015. 3.19.나무날. 갬 옥영경 2015-04-19 723
2142 2014. 2.13.나무날. 실눈 옥영경 2014-03-11 723
2141 2013.10.17.나무날. 시원찮게 맑은 옥영경 2013-11-06 723
2140 2013. 3.12.불날. 흐려가는 오후 옥영경 2013-03-29 723
2139 2020. 2. 5.물날. 맑음 옥영경 2020-03-05 722
2138 2016. 5.11.물날. 갬 옥영경 2016-05-26 722
2137 2016. 3. 6.해날. 갬 옥영경 2016-03-23 722
2136 2015. 7.23.나무날. 아침 비 옥영경 2015-08-04 722
2135 2014. 3.17.달날. 조금 흐려진 오후 옥영경 2014-04-15 722
2134 2014. 2. 5.물날. 흐림 옥영경 2014-02-28 722
2133 2014. 2. 4.불날. 맑음 옥영경 2014-02-28 722
2132 2019.10.22.불날. 흐림 / 몸에 병 없기를 바라지 말라... 옥영경 2019-12-05 721
2131 2016.12.28.물날. 눈인가 싶은 몇 방울의 옥영경 2017-01-06 721
2130 2016. 4.28.나무날. 맑음 옥영경 2016-05-11 721
2129 2016. 3.19.흙날. 갬 옥영경 2016-04-07 721
2128 2015. 7. 4.흙날. 가끔 구름 옥영경 2015-07-30 721
2127 2015. 6.28.해날. 맑음/ 6월 빈들 닫는 날 옥영경 2015-07-24 721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