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7 계자가 끝나고 몇이 남고 또 들어오기도 했습니다.

희중샘 기락샘 휘령샘 진주샘 류옥하다 형님, 그리고 3학년 성빈이가 소사아저씨(젊은 할아버지)와 함께

잘 먹고 잘 쉰 뒤 슬슬 옴작거리고 있답니다.

“‘끼리끼리 계자(계절자유학교)’네.”

주말에 선정샘이 내려와 데리고 가기로 한 성빈이, 집에다 전화 넣었지요.

“엄마, 나, 화요일 가야 해... 청소해야 돼.”

샘들이 모여 앉아 계자 뒷정리를 좀 해놓고 나가기로 하였는데,

하다 보니 일에 일을 더하더란 말이지요.

모두 떠난 뒤 남겨진 이들이 할 일이 산더미처럼 보였던 겁니다.

 

해날 오후인 지금,

가마솥방에선 성빈이가 감자버터구이를 위해 삶은 감자 껍질을 벗기고 있고,

교무실에선 희중샘이랑 류옥하다가 청소년 계자와 계자 사진을 정리하고,

흙집과 아이들 뒷간에선 휘령샘과 진주샘이 똥통이며 뒷간 변기를 박박 닦고 있고,

세탁기에선 산오름에 아이들과 어른들이 옷방에서 빌려 입고 벗어놓은 빨래들이 돌아가고,

젊은 할아버지는 뒤란 보일러실을 청소하고,

된장집에선 옥영경이 아이들 글을 타이핑 하는 중.

그 사이 기락샘은 다시 버스를 타고 대해리를 나갔지요.

하루 한 끼 직접 밥상을 차리며 계자 전 계자 준비를 도왔던 연지들(스무 살 연규와 윤지)이 좋은 전범이 되어

그 뒤를 이어 계자 후를 돕는 손들도 밥 해먹어가며 그리 움직이고 있다지요.

 

눈이 묻어 오는가 날 꾸물거리고 바람도 조금 부는 대해리,

한 차례만 한 계자를 아쉬워하며 물꼬는 지금 ‘끼리끼리 계자’ 중.

157 계자를 마치고 떠난 이들, 잘들 가시었는지...

 

* 후일 '끼리끼리 계자'는 그 이름이 좀 커 '끼리끼리 며칠'로 고침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공지 [후원] 논두렁에 콩 심는 사람들 [13] 관리자 2009-06-27 36794
공지 긴 글 · 1 - 책 <내 삶은 내가 살게 네 삶은 네가 살아>(한울림, 2019) file 물꼬 2019-10-01 19674
공지 [긴 글] 책 <모든 사람의 인생에는 저마다의 안나푸르나가 있다>(옥영경/도서출판 공명, 2020) file 물꼬 2020-06-01 17744
공지 [펌] 산 속 교사, 히말라야 산군 가장 높은 곳을 오르다 image 물꼬 2020-06-08 17209
공지 [8.12] 신간 <다시 학교를 읽다>(한울림, 2021) 물꼬 2021-07-31 17086
공지 2020학년도부터 활동한 사진은... 물꼬 2022-04-13 16755
공지 물꼬 머물기(물꼬 stay)’와 ‘집중수행’을 가릅니다 물꼬 2022-04-14 16760
공지 2022 세종도서(옛 문화체육관광부 우수도서) 선정-<다시 학교를 읽다>(옥영경 / 한울림, 2021) 물꼬 2022-09-30 15692
공지 [12.27] 신간 《납작하지 않은 세상, 자유롭거나 불편하거나》 (한울림, 2022) 물꼬 2022-12-30 13933
공지 2024학년도 한해살이;학사일정 (2024.3 ~ 2025.2) 물꼬 2024-02-12 6028
886 2012 여름, 계절 자유학교(수정) file [3] 물꼬 2012-06-19 3692
885 2010 여름, 계절자유학교-아껴서 듣고 싶은 초록 노래 imagefile 물꼬 2010-06-13 3687
884 2008 겨울 계자 참가 안내 - 바람 빛 맑은 거기(수정) file 물꼬 2008-12-01 3674
883 계절 자유학교 올 때 꼭 챙겨주세요!! 자유학교 물꼬 2004-08-07 3620
882 물꼬에서 학교 안내하던 날 file 김희정 2003-12-02 3606
881 2017학년도에 대한 얼마쯤의 계획 물꼬 2017-02-05 3586
880 지난 6월 시잔치 '詩원하게 젖다' 풍경이 사진 혹은 영상으로 담긴 곳 물꼬 2016-10-05 3567
879 2008학년도 입학전형과 관련하여 자유학교 물꼬 2007-10-14 3560
878 2004학년도 계절 자유학교 일정 자유학교 물꼬 2004-06-06 3541
877 품앗이와 새끼일꾼들에게 신상범 2003-09-28 3539
876 '연어의 날'(6.22~23) 통신 1 - 영화 <학교 가는 길> image 물꼬 2019-06-19 3535
875 계절학교 모이는 장소가 바뀝니다 신상범 2004-09-06 3517
874 포도를 팝니다! 자유학교 물꼬 2004-08-30 3490
873 2004 여름, 아흔네 번째 계절 자유학교 file 신상범 2004-05-17 3481
872 2월 빈들모임 사진 더보기 물꼬 2012-03-06 3469
871 서른여덟 번째 계절 자유학교 안내 신상범 2003-12-31 3465
870 '자유학교 물꼬 문여는 날' 잔치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신상범 2004-04-08 3457
869 물한계곡 입장료 물꼬 2008-07-12 3452
868 빨간 신호등 3 - 우리 학교 안내하는 날 신상범 2003-11-01 3449
867 2004여름, 아흔다섯번째 계절 자유학교 신청 마감 자유학교 물꼬 2004-06-08 3433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