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1.14.불날. 맑음

조회 수 767 추천 수 0 2014.02.03 10:59:59

 

영하15도의 밤이 햇살 아래 멀리 밀립니다.

그래도 발은 몹시 시린.

우리들이 ‘끼리끼리 계자’라 불렀던,

‘끼리끼리 며칠’이라고 불러야 더 적확할 나흘의 시간을 끝내고

마지막까지 고추장집 현관문을 떼어내 레일에 초칠한 뒤

희중샘, 휘령샘, 진주샘, 성빈이 그리 떠났답니다.

오래 보고 싶은 이들...

 

볕이 참말 좋습니다.

현관 앞 평상 곁에서 목재보호용 도료를 바릅니다.

붓질이지요.

얼마 전 만든 된장집 욕실선반도, 흙집 앞 발판도,

그리고 부엌에서 아이들이 밟고 올라서는 선반도 칠했습니다.

그네와 야외용식탁도 날 좋을 때 걸레로 닦아내고 칠하려지요.

 

사람들이 다녀가고 나면 부엌바닥부터 닦습니다.

쓸고 닦고 다 하고 가도

사람 지난 자리에 남는 것들이 있지요.

쓸어내니 청소한지 오래인양 쓸려나오는 것들

밀대로 닦아내고 쭈그려 앉아 다시 걸레질.

청소용 쪽 싱크대 아래도 박박 닦고,

개밥 닭밥 통도 솔질.

 

된장집 욕실도 정리.

수채의 머리카락부터 모아 치우고,

욕실용품들도 씻어 다시 세우고,

대야들도 박박 솔질하여 엎고.

 

모둠방 돌아보니 가장자리 패인 곳들엔 먼지 그득.

빗자루도 쓰는 쪽으로 뭉개져 세워져 있어 거꾸로 세워두고,

쓰레기통 주변도 다시 청소.

걸레통들도 빡빡 씻어 잘 닦아서는 걸레 하나 담아 방마다 놓습니다.

청소장의 쓰레받기들도 꺼내 씻어 널고,

빗자루들도 탈탈 털어 다시 넣고.

마지막으로 드릴 들고 다니며 헐렁거리는 몇 곳 피스도 박았더랍니다.

 

비로소 모두가 떠나고 고즈넉한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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