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1.22.물날. 맑음

조회 수 694 추천 수 0 2014.02.18 23:33:59

 

 

아침 영하 17도.

바람도 많습니다.

본관 뒤란 화목보일러에 아침저녁 불을 땝니다.

 

아이 고교 진학 문제로 연락이 오가는 벗은

아이가 계자를 오며 수년 맺은 인연입니다.

글을 쓰는 그니는 지금도 연말에 신춘문예를 두들기고 있지요.

“올해도 떨어졌어요.”

“정말 훌륭하십니다.”

당선도 대단할 것이나 끊임없이 문을 두드리고 있는 그니야말로

참말 훌륭하다 싶습니다.

그러다 손을 놓기도 할 것을...

결국 그 시간들은 그를 단련시켜왔을 것이고,

결국 그의 작품집을 보는 날이 오고야 말 겝니다.

그를 자랑스러워합니다.

 

이웃마을에 일손을 보태러 갑니다.

귀농한 사람들이 모여 법인을 만들고

몇 해 좋은 공동체를 꾸려나가고 있습니다.

오가며 더러 품앗이를 했지요.

최근엔 찐빵을 쪄내고 있습니다.

지역에서 나는 호두를 넣은 것입니다.

손이야 제법 빠르고 맵지요.

아이들하고 만두를 빚고 송편을 빚은 것만도 몇 해이더이까.

무엇보다 특별한 기술 없이 그저 오래 해온 경험이면 되는.

쌓였던 주문을 다 해결했지요.

내일 하루도 다례를 함께 하는 이들이 차를 공부하는 대신

손 더하기로 합니다.

 

밤엔 목공 작업을 합니다.

해보니 낫지요.

나무를 따서 끼우는 방식에 이제 좀 익숙해지고 있습니다.

도대체 겁많음은 어찌 안 되더란 말이지요,

그것이 기계이고 보면 더욱.

두려움과 배움은 함께 춤출 수 없다던가요.

배움의 가장 큰 걸림돌은

행동의 느림이나 낮은 인지가 아니라 두려움이라는 사실을 새삼.

자, 가슴 열고 해보기, 해보기, 해보기!

아이들과도 작업을 해보겠습니다.

언젠가는 물꼬가 더 숲으로 들어갈 것입니다.

그 숲에서 아이들과 작은 오두막도 지어보겠습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sort 조회 수
1846 오늘은 박상규 기자를 말하기로 함 옥영경 2018-12-09 1050
1845 [바르셀로나 통신 12] 2018.11.10.흙날. 맑음 옥영경 2018-12-20 971
1844 [바르셀로나 통신 13] 2018.11.18.해날. 흐림 옥영경 2018-12-20 1172
1843 [바르셀로나 통신 14] 2018.12.19.물날. 맑음 / 밥 옥영경 2019-01-08 1092
1842 [바르셀로나 통신 15] 2018.12.21.쇠날. 맑음 / 도시 이야기; 바르셀로나 옥영경 2019-01-09 1612
1841 [바르셀로나 통신 16] 2018.12.29.흙날. 맑음 / 도시 이야기 2; <바람의 그림자> 옥영경 2019-01-10 1190
1840 2019. 1.31.나무날. 맑음 / 돌아오고 얼마쯤 뒤 옥영경 2019-02-03 1234
1839 2019. 2. 1.쇠날. 흐리다 잠시 눈발 날린 / 김장하지 않은 겨울 옥영경 2019-03-25 813
1838 2019. 2.21.나무날. 달 둥실 / 1월 그리고 2월의 ‘사이집’ 이야기 옥영경 2019-03-25 834
1837 2월 ‘어른의 학교’ 여는 날, 2019. 2.22.쇠날. 맑음 옥영경 2019-03-27 834
1836 2월 ‘어른의 학교’ 이튿날, 2019. 2.23.흙날. 맑음 옥영경 2019-03-27 874
1835 2월 ‘어른의 학교’ 닫는 날, 2019. 2.24.해날. 맑음 옥영경 2019-03-28 785
1834 2월 어른의 학교(2019.2.22~24) 갈무리글 옥영경 2019-03-28 822
1833 2019. 2.25.달날. 맑음 / 특강 옥영경 2019-04-04 688
1832 2019. 2.28.나무날. 흐림 / 홈그라운드! 옥영경 2019-04-04 5520
1831 2019. 3. 1.쇠날. 미세먼지로 긴급재난문자가 울리는 옥영경 2019-04-04 730
1830 2019. 3. 3.해날. 흐림 옥영경 2019-04-04 5899
1829 2019. 3. 4.달날 ~ 3. 18.달날 / ‘사이집’ 첫 집중수행 보름 옥영경 2019-04-04 846
1828 2019. 3.20.물날. 흐리다 저녁답에 비 / 수선화 옥영경 2019-04-04 836
1827 2019. 3.21.나무날. 바람 불고 비온 끝 을씨년스런 아침, 하지만 맑음 / 도합 일곱 시간 옥영경 2019-04-04 881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