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1.24.쇠날. 맑음

조회 수 700 추천 수 0 2014.02.18 23:35:56

 

목수 일을 하는 벗이 삼각자와 각대패를 선물했습니다.

도구 하나가 일을 얼마나 줄여주는지.

삼각자는 수평을 잡아 긋는 일을 편케 하고,

그리고 각대패는 샌딩 작업에 힘을 덜 들어도 되게 합니다.

고맙습니다.

 

아이들을 가르치며, 아이를 키우며

교사로서 부모로서 또는 어른으로서 참 쉽지가 않습니다.

학부모들과도 부모라는 그 공유점에서 할 말 많지요.

우리 아이들...

영아기에 천재일지도 모를 것만 같았던 우리 아이들,

하지만 우리의 아이들은 대개 평범합니다.

별로 대단하지도 않고, 흔히 우리가 원하는 성공을 할 수도 없을 것입니다.

대부분은 좋은 대학도 못 가고,

혹 운이 좋아 좋은 대학을 가도 그저 그런 월급쟁이로 생을 마감할 것이고.

그러다 그저 뒤처지지만 않으면 된다고 수위를 낮추어도

그것마저 쉽지 않을 때도 있지요.

“그러니 그저 좋은 사람으로 키워보는 건 어때요?”

한 소설가의 제안이었습니다.

가족 말고 다른 누군가를 위해 헌신하고 희생하는 사람으로 키워보는 건?

“삶의 가장 중요한 가치는 오로지 절대적인 것에서 나온다.

상대적인 게 아니라는 말이다.

불행이 거기서 나오지 않더냔 말이다.

성공도 그렇지 않던가.”

이 자본의 시대는 우리의 상대성으로 굴러가지요.

저 집, 저 물건, 저 것, 그걸 갖지 않으면 뒤처지는 것 같은,

그게 없으면 심지어는 비정상적이기까지 한 것만 같은.

그런 우리를 밀고 가며 세상이 굴러갑니다.

“우리의 약한 불안과 두려움과 공포로 시장이 만들어지고

성공도 그런 것으로 이룩되는 거지.”

성공이란 정녕 무엇인지.

우리가 우리의 성공 개념을 잘 따지지 못한다면

우리 새끼들도 불행을 안고 갈 것입니다.

내 새끼가 불행하지 않기를 바란다면

다른 잣대를 가져야만 합니다.

이만하면 되었다, 그래 이만만 하면 되었다, 괜찮은 사람이면 된다,

우리 아이들에게 그리 기대해봅시다.

그런데, 그 괜찮은 사람이기도 힘들겠다 싶은 내 새끼라면...

참, 부모, 누구나 되는 것인데, 그 자리가 이리 힘겨운 것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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