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월대보름이 가깝습니다. 낼모레.
달도 그만큼 훤합니다.
며칠 내린 눈이 운동장만 꽉차있고 곳곳에 쉬 녹아내렸습니다.
봄 기세가 세지는 거지요.
봄소식이 글에 묻혀, 책에 달려, 그리고 편지로 왔습니다.
먼 산골까지... 고맙습니다.
15년 전에 제 시집의 서평을 썼던 시사저널의 한 기자가
신인문학상을 받으며 시로 등단한 잡지를 보내왔고,
얼마 전 다섯 번째 에세이집을 내게 된 문우의 출판기념회 소식이 책과 함께 왔더니
오늘 그 출판기념회,
걸음은 못하나 멀리서 박수치고 축하인사 보내고.
그리고 겨울계자를 다녀간 한 대안학교 학부모의 글월.
아, ‘부모’, 부지런해야 할 이름자.
썩 괜찮았던 그 아이, 괜히 그 아이가 아니었네요.
그런 곧고 부지런하고 따뜻하고 예의 있는 어머니가 계셨더이다.
나 한 아이의 에미로 부끄러웠더랬네요.
‘또 우리 아이들이 자라면서 힘들어 마음 의지할 곳이 필요할 때,
물꼬가 쉼터가 될 수 있겠다 싶어 반갑고 감사했습니다.’
그 아이들도 물꼬에게 그런 의지처가 되는.
‘좋은 시간 만들어 가시는 옥샘께 감사드리며
건강하시고
다음에 또 이렇게나마 뵙게 되기를 바란‘다는 머리 숙임은
물꼬 역시 건네 드리는 인사.
한 어머니(당신도 교사인)의 정갈한 편지가
옷매무새를 고치게 한 저녁이었더랍니다.
고맙습니다.
반듯하게 그리고 묵직하게 한 걸음 걸음을 디디리라 합니다, 변함없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