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2.12.물날. 맑음

조회 수 717 추천 수 0 2014.02.28 09:15:31

 

정월대보름이 가깝습니다. 낼모레.

달도 그만큼 훤합니다.

며칠 내린 눈이 운동장만 꽉차있고 곳곳에 쉬 녹아내렸습니다.

봄 기세가 세지는 거지요.

 

봄소식이 글에 묻혀, 책에 달려, 그리고 편지로 왔습니다.

먼 산골까지... 고맙습니다.

15년 전에 제 시집의 서평을 썼던 시사저널의 한 기자가

신인문학상을 받으며 시로 등단한 잡지를 보내왔고,

얼마 전 다섯 번째 에세이집을 내게 된 문우의 출판기념회 소식이 책과 함께 왔더니

오늘 그 출판기념회,

걸음은 못하나 멀리서 박수치고 축하인사 보내고.

그리고 겨울계자를 다녀간 한 대안학교 학부모의 글월.

아, ‘부모’, 부지런해야 할 이름자.

썩 괜찮았던 그 아이, 괜히 그 아이가 아니었네요.

그런 곧고 부지런하고 따뜻하고 예의 있는 어머니가 계셨더이다.

나 한 아이의 에미로 부끄러웠더랬네요.

‘또 우리 아이들이 자라면서 힘들어 마음 의지할 곳이 필요할 때,

물꼬가 쉼터가 될 수 있겠다 싶어 반갑고 감사했습니다.’

그 아이들도 물꼬에게 그런 의지처가 되는.

‘좋은 시간 만들어 가시는 옥샘께 감사드리며

건강하시고

다음에 또 이렇게나마 뵙게 되기를 바란‘다는 머리 숙임은

물꼬 역시 건네 드리는 인사.

한 어머니(당신도 교사인)의 정갈한 편지가

옷매무새를 고치게 한 저녁이었더랍니다.

고맙습니다.

반듯하게 그리고 묵직하게 한 걸음 걸음을 디디리라 합니다, 변함없이.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sort 조회 수
3026 2014. 2. 3.달날. 맑음 옥영경 2014-02-18 700
3025 2014. 2. 4.불날. 맑음 옥영경 2014-02-28 722
3024 2014. 2. 5.물날. 흐림 옥영경 2014-02-28 722
3023 2014. 2. 6.나무날. 흐림 옥영경 2014-02-28 761
3022 2014. 2. 7.쇠날. 흐리다 저녁부터 눈 옥영경 2014-02-28 711
3021 2014. 2. 8.흙날. 눈 옥영경 2014-02-28 686
3020 2014. 2. 9.해날. 눈 옥영경 2014-02-28 712
3019 2014. 2.10.달날. 실눈 옥영경 2014-02-28 707
3018 2014. 2.11.불날. 맑음 옥영경 2014-02-28 751
» 2014. 2.12.물날. 맑음 옥영경 2014-02-28 717
3016 2014. 2.13.나무날. 실눈 옥영경 2014-03-11 722
3015 2014. 2.14.쇠날. 늦은 보름달 옥영경 2014-03-11 702
3014 2014. 2.15.흙날. 맑음 옥영경 2014-03-11 731
3013 2014. 2.16.해날. 맑음 옥영경 2014-03-11 755
3012 2014. 2.17~18.달~불날. 흐림 옥영경 2014-03-11 730
3011 2014. 2.19.물날. 비 내리다 갬 옥영경 2014-03-11 716
3010 2014. 2.20.나무날. 흐림 옥영경 2014-03-11 760
3009 2월 빈들 여는 날, 2014. 2.21.쇠날. 맑음 옥영경 2014-03-11 835
3008 2월 빈들 이튿날, 2014. 2.22.흙날. 맑음 옥영경 2014-03-11 747
3007 2월 빈들 닫는 날, 2013. 2.23.해날. 맑음 옥영경 2014-03-11 715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