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2.16.해날. 맑음

조회 수 755 추천 수 0 2014.03.11 13:11:31

 

 

장을 담갔습니다.

새벽 5시 씻어놓은 메주를 망태기에 넣고

그 망태기 독에 착착 넣었지요.

대나무를 잘라 망태기가 떠오르지 않도록 잘 여미고

거기 돌로 꾸욱 눌렀습니다.

해뜨기 직전 소금물 풀어

그 위에 부어주었지요.

미처 깨와 마른 고추와 참숯을 구해놓지 않아

천천히 챙겨 넣자 했는데,

이웃 어른이 나눠준 깨와

읍내 어르신이 나눠준 고추와

산 너머 마을에서 구해준 숯으로

그렇게 우리 집 장이 되었습니다.

 

내일 마을에서 농협 간담회 있어

부녀회에서 장을 봅니다.

내일부터라면 사흘 전라도 출장이 있어

오늘 장보기만 같이 하기로.

장이래야 그리 오랜 시간도 아니고 먼 곳도 아닌데,

그것도 못할까요.

마을 부녀회장을 맡을 때 어르신들이,

음식하고 하는 건 우리가 다 거들게 바깥에 나가는 일만 해줘 하시더니

정말 그리 돌아가고 있답니다.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부녀회장일까지 어찌 한다나요.

 

아니나 다를까 2월 빈들모임 참가자가 너무 많다 싶더니

웬걸, 뚜껑 열어보니 그치도 않네요.

게다 꼭 오라 초대한 이들조차 못 오게 된 상황.

못 오게 된 이들도 무려 절반에 이를세.

새 학년 새 학교 일정들이 그러하답니다.

물꼬로서는 새 학년도 한해살이를 같이 세우려는 목적이 컸으니

그야말로 소수정예부대가 되겠습니다.

그런데 재미나게도 구색 갖춰 모이게 되었네요;

오랜 품앗이이자 논두렁, 젊은 품앗이, 새 얼굴, 청소년들 대표.

 

오후에는 달골 청소.

겨울을 비웠던 공간.

목포 다녀올 일도 있고 물날과 불날 바깥모임을 늦도록 하고 오면

빈들모임 전 청소할 손이 바쁘겠다 싶어

미리 달골은 손대놓기로.

집안에 바람만 들여놓아도 그게 어디겠는지요.

볕만큼이나 바람 소중함을 알겠는 요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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