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2.20.나무날. 흐림

조회 수 760 추천 수 0 2014.03.11 13:18:20

 

 

새벽 집을 나섭니다.

황실다례를 다루니 아무래도 한자가 자주 등장합니다.

그럭저럭 읽어도 쓰기는 서툴렀던 언어.

게다 일상적으로 자주 만나는 용어가 아니면 쉽잖은.

덕분에 가는 길에는 동행인들에게 영어를 가르치고,

돌아오는 길엔 동행인 가운데 한자가 박식한 이가

짧은 강의를 하기도.

그런 방식으로 배움이 일어나는 것도 즐거운 길.

우리들의 축지법이랍니다.

금세 도착하니까요.

 

“옥선생이 목공해요!”

“그건 다른 영역이라니까요. 나무 툭 잘라 피스 박으면 끝나는...”

스님이 대나무로 차칙이며 배사며 다입궁사며 풍사며 만들어달라는 부탁을 하시는데,

사람들이 그 일을 제게 밉니다.

못하는 건 못하지요.

미리 기대를 꺾어둡니다.

그래도 할 만하면 또 하겠지만.

스승님 하시는 부탁이라면 또 해야 하고.

하지만 좀 무리이긴 합니다.

시간을 꽤나 들여야 하는 일이니까요.

차라리 사는 게 훨씬 나을 지도 모릅니다.

인도네시아산 혹은 대만산 좋은 물건도 많으니.

유화도 30호짜리 부탁받은 일도 있는데.

음... 3월에 다 할 수는 있는 일일지.

3월에는 이레 단식도 있고 파리를 다녀올 일도 있고.

가봅시다려.

 

동행인들이 부산의 차인들과 만남이 있다하기

따로 차를 가져간 게 아니라 함께 건너갑니다.

긴 걸음이 고맙다고 자루 가득 물미역을 주인장이 주시는데,

아, 바다내...

바닷가에서, 엄밀히는 좀 먼 농촌이었지만, 어린 날을 보낸 적 있어

그리움이 확 끼치데요.

그 바다는 외할머니의 바다.

당신 세상 버리시고 긴 세월 걸음하지 못했군요.

내일부터 빈들 있어

차인들이 모임하고 있을 적

머잖은 장을 찾아가 가래떡이며 몇 가지 챙기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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