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3. 3.달날. 맑음

조회 수 714 추천 수 0 2014.03.18 07:42:08

 

 

부추와 마늘이 바지런히 오르고 있습니다.

다른 해라면 ‘첫걸음 례(학기 열기)’가 있을 날이나

단식수행과 해외출장으로 3월을 보내면

이번 봄학기는 4월이 시작인 셈.

 

“어디니?”

“어디긴, 물꼬지.”

“어디라니. 하도 빨빨거리고 다녀서 위치를 확인할 수가 없잖아.”

“무슨!”

“야, 나만 하더라도 세 지점 정도면 파악이 다 되잖아. 학교-집-연구실”

“그러네.”

선배랑 통화하던 중.

“그런데, 그러고 보니 천지로 막 나다니기만 하는 것 같아 ‘가볍게’ 들리네.”

“야, 아니지. 바람이 천지를 다닌다고 가벼운 건 아니잖아.”

“나불나불대는 입 같은 걸.”

“아니지. 너만큼 열심히 깊이 사는 사람이 또 어딨냐?”

그럴까요...

 

요새 아이들, 이라고 시작하면

그건 버릇에 대한 이야기이거나 세태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할 것인데,

오늘의 '요새'는 이 땅 교육 현실에 대한.

입학식 첫날부터 밤 10까지 야자를 들어가는 고등학교를 보며

그만 입이 딱 벌어집니다.

“형, 나 정말 무섭다! 우리, 이래도 되는 걸까...”

그런데, 예전에 우리는 달랐던 걸까요?

그렇지도 않습니다.

똑같이 적지 않은 시간과 힘을,

영혼을 저당 잡히며 청소년기를 보낸 바 없지 않습니다.

물론 좀 더 심해지기는 했겠지요.

하지만 그 속에서도 우리는 우리 방식으로 질서를 만들고

그 속에 극복의 가능성을 찾고 그랬지요.

“사실 우리가 부모의 영향을 얼마나 받았어?”

우리를 둘러쌌던 그 환경이 그저 있었고,

우리의 고민들 역시 또 있었던 거지요.

“하기야 자기 문제에 냉정했던 이들도

자식의 문제이면 그게 어렵더라...”

그렇게 이 3월을 맞고 있습니다요.

 

어제 이 산마을에서 9학년까지 보냈던 아이가

드디어 짐을 싸서 제도학교 기숙사로 들어갔습니다.

오늘은 입학식.

아이 얼굴을 잠깐 보는데,

고기가 과다한 학교 급식에 대한 이야기가 당장 도마에.

급식에서 위탁이 직영으로 대전환을 이루게 된 배경에는

대학의 영양학과들 압력이 있었다는데,

하여 경쟁력을 잃은 직영의 폐해가 식단의 불성실로 나오기도 한다는데...

자라나는 아이들 고기를 멕여야 한다고 일견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대량육식, 정말 문제 많은.

AI며의 문제도 대량축산 대량소비에 그 첫 원인이 있지 않겠는지요.

고기 너무 먹습니다, 학교 급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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