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3.16.해날. 맑음

조회 수 683 추천 수 0 2014.04.05 08:42:06



오랜만에 호박죽을 끓여냅니다.

3월이 오기 전 비울 늙은 호박인데,

여태 장 위에 장식품처럼 앉았던 것들입니다.

겨울날 몇 차례 해서 둘레 할머니들과 나누고는 했는데,

그러고 보니 올해는 3월이 되어서도 아직 이번학년도를 준비 중이니...

남아있던 다기도 마저 삶아내고,

다식으로 쓸 것들도 좀 만들어놓고,

다림질도 하고,

어제 이웃에서 온 유기농사과에 대한 답례로

이것저것 챙겨 보따리를 싸고.


식구들 점심 멕여

읍내로 또 기차역으로 보냅니다.

황간으로 둘러오며 다시 이웃 유기농가 광평에 들러

어제 주셨던 유기농사과로 만든 잼도 나눠드리고, 더하여 두어 가지도.

그런데 또 대파가 실려 오고.

늘 뭔가 드리자고 간 걸음이 실어오는 게 더 많은.

돌아오며 면소재지를 지날 적

마침 장이 서서 멈춰 들여다보는데, 다가오는 이,

뜻밖의 사람을 만났습니다.

차공부를 하며 안면이 있던 분.

“이 산골에 사세요?”

“그렇다니까요.”

골짝골짝 나들이를 좀 해보는 봄이라셨지요.

물꼬까지 같이 와 다과를 나누었습니다,

언제 이러는 때가 오겠는가 하며.

사람살이 꼭 일만으로 사람을 만나던가요.

볕 좋은 날 이리 차 한 잔 나누는 것도 덕이려니.


오후는 좀 바빴지요.

내내, 아니 해지도록, 아니 밤 이슥토록

쓰레기를 정리해냈습니다.

내일 군의 숨은자원모으기사업이 있고,

각 면의 새마을지도자들 중심으로 모여진 재활용품들이 모일 것.

그편에 물꼬 물건들도 좀 실어 내려지요.

플라스틱을 내기에 이때가 제일 좋아

아주 작정하고 이참에 ‘되살림터’를 아주 문지르듯 정리.

태울 것들에 불을 지피기도 하고.

그리고, 아이들 차 공부를 위해 준비 좀 하고.


내일은 산촌유학관련 협의가 있습니다.

모레는 비행기에 오를 일도 있어 종종종...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sort 조회 수
1946 2017. 9.19.불날. 맑음 옥영경 2017-10-21 927
1945 2017. 9.20.물날. 뿌연 하늘 옥영경 2017-10-21 823
1944 2017. 9.21.나무날. 맑음 / 밤마다 엄마를 지킨 어린 오빠 옥영경 2017-10-21 879
1943 2017. 9.22~23.쇠~흙날. 맑음 / 서울 강연, 그리고 사람들이 남긴 글 옥영경 2017-10-21 827
1942 2017. 9.24.해날. 맑음 옥영경 2017-10-31 883
1941 2017. 9.25~26.달~불날. 맑음 옥영경 2017-10-31 893
1940 2017. 9.27.물날. 비 옥영경 2017-11-02 892
1939 2017. 9.28~29.나무~쇠날. 맑음 옥영경 2017-11-02 785
1938 2017. 9.30~10. 4.흙~물날. 암벽등반, 그리고 칠선계곡에서 이른 천왕봉 옥영경 2017-11-03 1057
1937 2017.10. 5~8.나무~해날. 흐리다 비 내리다 긋고 다시 흐리고 갬 옥영경 2017-11-03 989
1936 10월 ‘물꼬 stay’ 갈무리글(2017.10. 6~8) 옥영경 2017-11-03 908
1935 2017.10. 9.달날. 맑음 / 블루베리 열여덟 그루 옥영경 2017-11-18 927
1934 2017.10.10.불날. 흐려가는 하오 하늘 / 카탈루냐 독립 요구 옥영경 2017-11-18 991
1933 2017.10.11.물날. 비 긋다 / 사드 반대 집회 옥영경 2017-11-18 870
1932 2017.10.12.나무날. 비 / 제도학교의 물꼬 나들이 옥영경 2017-11-18 914
1931 2017.10.13~15.쇠~해날. 맑다가 가끔 구름 옥영경 2017-12-10 730
1930 2017.10.16.달날. 맑음 옥영경 2017-12-11 752
1929 2017.10.17.불날. 맑음 / 집짓기 현장 첫발 옥영경 2017-12-11 859
1928 2017.10.18.물날. 흐리다 밤 살짝 발자국만 찍은 비 옥영경 2017-12-11 848
1927 2017.10.19.나무날. 스치는 인연처럼 저녁 비 잠깐 옥영경 2017-12-11 830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