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14일 불날 맑음
낙엽방학에 나갔던 숙제들을 확인합니다.
다른 때는 잊기 쉬웠을 숙제를
집으로 돌아가는 차에서부터 노래를 불렀다지요.
왜?
과자 사먹고 오라는 얘기였으니 말입니다.
예, 짐작하시는대로 어떤 게 과자를 이루고 있나 살피는 거지요.
소맥분, 밀가루라고 해서 문제가 없는 게 아니다,
먼 나라산이라면 그게 오는 과정에 들어갔을 방부제며를 생각하자,
정백당, 설탕은 어떤 과정을 통해 만들어지나,
굳이 먹어야 한다면 왜 황설탕이어야 하나,
합성착색료, 인공감미료,보존료 따위들을
저들 알아본대로 나눕니다.
뭐 먹을 게 없는 게지요,
먹을 마음 싸악 가시는 게지요.
그래도 그 달콤함에서 등 돌리는 게 쉽지야 않겠지요.
허나 속 니글거리는 건 어쩔 수 없을 걸요.
이번 학기 한국화 마지막 시간은
보랏빛 등꽃을 그려넣는 일이었습니다.
곱기도 하지요,
아이들은 이제 색을 섞는 법을 익혀서
저마다 어찌나 잘 그려놓았던지
봄날입니다, 봄날.
나무 하러 오늘도 갔지요.
같이도 하고 따로도 하고 그러다 다 모여서도 합니다.
웬만한 꾸러미가 되면
젊은 할아버지가 하나씩 짊어주고 아이들을 내려보내십니다.
건들건들 아이들이 내려옵니다.
저녁 어스름이 꼬리처럼 달려옵니다.
겨울 같잖은 훈풍이 아이들이 호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