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12.11.나무날. 흐림

조회 수 690 추천 수 0 2014.12.27 00:51:59


해건지기, 티벳 대배 백배도 잊지 않고.

얼마나 오래 몸을 쉬었던지 닷새쯤에 이르러서야 이제 좀 팔다리가 풀어지는.


일을 좀 하자면 주변이 좀 정돈되어야.

교무실 일을 시작하자면 것도 청소부터.

오늘은 먼지를 좀 털어냈습니다.


김장을 도와주셨던 마을 어르신 두 분께도

선영샘이 보내준 유자를 나눕니다.

이 역시 차를 만들어드리지는 못하고.

어제 광평농장에 나누며 드리던 인사말을 그대로.

“차를 만들어드리면 좋을 것인데,

그게 차 되자면 이 겨울이 다가겠기에...”

우리도 주말에나 하겄습니다.


온화했다는 11월을 지나 섣달이 밀물처럼 거세게 대해리로 와

눈과 함께 거친 바람이 여기저기 흔적을 남겼더랬지요.

운동장 우리들의 명상터 ‘소도’ 가운데는

하늘에 금세라도 닿을 듯 솟대가 세워져있었습니다.

솟대도 쓰러지고 여러 날,

꽝꽝 얼어있을 땅까지 삽질하는 건 무모하겠다고

눈이 녹아 질퍽거릴 날을 기다리고 있었지요.

오늘 날 좀 낫기 구덩이를 다시 파고 세웠더랍니다.

바람에 휘영청 허영청 움직일 수 있도록 세웠지요.

뻗서며 섰노라면 부러지기 더 쉽겠기에.


소사아저씨는 뒤란 언덕 쓰러졌던 나무를 틈틈이 톱질하여

화목보일러 앞에 쌓고 계십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sort 조회 수
1746 2019. 6.10.달날. 밤비 아침에 개고 가끔 구름 / 돌을 쌓다 옥영경 2019-08-05 656
1745 2019. 6.11.불날. 잠시 가려진 해 / 목숨 가진 것들이 주는 옥영경 2019-08-05 805
1744 2019. 6.12.물날. 잠깐 가려진 해 / 창고동 외벽 페인트 1 옥영경 2019-08-06 773
1743 2019. 6.13.나무날. 맑음 / 창고동 외벽 페인트 2 옥영경 2019-08-06 642
1742 2019. 6.14.쇠날. 낮은 하늘, 달무리 졌다 갠 밤 옥영경 2019-08-06 610
1741 2019. 6.15.흙날. 저녁 7시 소나기 지나다 옥영경 2019-08-06 606
1740 2019. 6.16.해날. 구름 좀 옥영경 2019-08-07 604
1739 2019. 6.17.달날. 아주 잠깐 하늘 그늘 옥영경 2019-08-07 601
1738 2019. 6.18.불날. 아주 가끔 무거운 구름 지나는 옥영경 2019-08-07 640
1737 2019. 6.19.물날. 는개비로 시작한 아침, 그리고 갠 옥영경 2019-08-07 574
1736 2019. 6.20.나무날. 좀 흐린 / 책 <내 삶은 내가 살게 네 삶은 네가 살아> 출간 옥영경 2019-08-07 674
1735 2019. 6.21.쇠날. 맑음 / 시인 이생진 선생님과 그 일당 가객 승엽샘과 미친꽃 초설 옥영경 2019-08-12 763
1734 2019 연어의 날 여는 날; 꽃봉오리, 2019. 6.22.흙날. 맑음 옥영경 2019-08-12 998
1733 2019 연어의 날 닫는 날; 흐드러진 꽃, 2019. 6.23.해날. 맑음 옥영경 2019-08-12 841
1732 ’2019 물꼬 연어의 날; Homecoming day’(6.22~23) 갈무리글 옥영경 2019-08-12 1273
1731 2019. 6.24.달날. 맑음 옥영경 2019-08-13 607
1730 2019. 6.25.불날. 맑음 / <소년을 위한 재판>(심재광/공명,2019) 옥영경 2019-08-13 748
1729 2019. 6.26.물날. 흐리고 비 / 물꼬 해우소는 더럽다? 옥영경 2019-08-13 687
1728 2019. 6.27.나무날. 흐리다 맑음 / 호박잎 꽃다발 옥영경 2019-08-14 716
1727 2019. 6.28.쇠날. 저녁 비 / 원석연과 이생진 옥영경 2019-08-14 691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