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건지기, 티벳 대배 백배도 잊지 않고.
얼마나 오래 몸을 쉬었던지 닷새쯤에 이르러서야 이제 좀 팔다리가 풀어지는.
일을 좀 하자면 주변이 좀 정돈되어야.
교무실 일을 시작하자면 것도 청소부터.
오늘은 먼지를 좀 털어냈습니다.
김장을 도와주셨던 마을 어르신 두 분께도
선영샘이 보내준 유자를 나눕니다.
이 역시 차를 만들어드리지는 못하고.
어제 광평농장에 나누며 드리던 인사말을 그대로.
“차를 만들어드리면 좋을 것인데,
그게 차 되자면 이 겨울이 다가겠기에...”
우리도 주말에나 하겄습니다.
온화했다는 11월을 지나 섣달이 밀물처럼 거세게 대해리로 와
눈과 함께 거친 바람이 여기저기 흔적을 남겼더랬지요.
운동장 우리들의 명상터 ‘소도’ 가운데는
하늘에 금세라도 닿을 듯 솟대가 세워져있었습니다.
솟대도 쓰러지고 여러 날,
꽝꽝 얼어있을 땅까지 삽질하는 건 무모하겠다고
눈이 녹아 질퍽거릴 날을 기다리고 있었지요.
오늘 날 좀 낫기 구덩이를 다시 파고 세웠더랍니다.
바람에 휘영청 허영청 움직일 수 있도록 세웠지요.
뻗서며 섰노라면 부러지기 더 쉽겠기에.
소사아저씨는 뒤란 언덕 쓰러졌던 나무를 틈틈이 톱질하여
화목보일러 앞에 쌓고 계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