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1. 1.나무날. 눈

조회 수 734 추천 수 0 2015.01.06 19:32:27


새해, 설날, 서는 날,

날카롭게 칼날처럼 자신을 세우는 날.

새로이 서기.

하여 내 걸음이 세상의 길이 되리니.

조랭이떡국으로 아침을 먹고 새해 덕담 그리고 소망을 나누었습니다.


어제는 해보내기 의식이 있었습니다.

자정에 하는 타종식은 올해 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기존의 삶을, 살아왔던 날들을, 혹 전생이 있다면 전생까지,

그 생을 되짚어 마치 죽은 자를 염하고 입관하고 하관하듯

그리고 화장하듯 훨훨 날리는.

새로 태어나기 위한 준비 뭐 그런 거였지요.


오늘은 해맞이 의식이 있었습니다.

부질없는 머리털처럼 보다 단순한 의식, 단순한 삶을 위해

찰흙판에 이름자를 조각하고

아궁이에다 태워 꺼낸 뒤 가루로 만들어 그 역시 화장한 유골을 바람에 날리듯 훨훨.

그렇게 새해를 맞았습니다.


교무실이 바빴습니다,

휴일, 그것도 새해 첫날이나 여행자보험 때문에.

여행자보험 제도가 바뀌어 미성년자의 경우 부모 주민번호를 요구하고 있어

일일이 전화를 하여 확인을 해야 했지요.

어제부터 통화를 하고 있습니다.

계자 시작하기 직전 아이들 상황 확인도 필요해 하기도 해야 하는 통화이니

며칠 서둘러 한 셈.

그래서 외려 미리 일정 하나 해결하는 게 되는,

그래서 더 여유로운 계자 준비기가 되는.


2015년!

별 일이 없는 한 2015년도의 대한민국에서 여전히 살아갈 것입니다.

오늘 민주정치의 재생을 어떻게 가능하게 할 것인가 제안하는

김종철 선생의 칼럼 하나를 새해 다짐처럼 읽었습니다,

‘열쇠는 딴 데서 잃어버리고, 엉뚱한 곳에서 열쇠를 찾고 있는 이야기 속 사내의 행동은 물론 어처구니없는 바보짓이다. 그러나 지금 우리는 이 술 취한 사내와 얼마나 다르게 행동하고 있는가?

민주정치의 소생을 위한 근본 개혁은 기득권 세력의 집권을 영구적으로 보장하는 지금 선거제도의 폐기 혹은 수정 없이는 불가능할 것’이라는.


... 그러나 물론 선거제도의 발본적인 개혁을 통한 이러한 민주정치의 실현은 ‘민중권력’의 강화 없이는 불가능하다. 사실 지금처럼 이 나라의 통치세력이 민주주의의 토대를 갈수록 무너뜨리고 있는 것도, 사회적 약자들이 끝없는 멸시와 모욕을 당하고 있는 것도 따져보면 민중권력이 현저히 약해진 탓이다. 그러므로 긴급한 문제는 이윤 논리, 경쟁주의 논리가 압도하는 풍토에서 뿔뿔이 흩어진 개인들을 여하히 결집하여 ‘조직화된 민중권력’을 만들어낼 것인가 하는 것이다. 그러나 한편 생각하면 민중권력의 강화를 위해서는 ‘제비뽑기에 의한 시민의회’라는 아이디어를 사회 전체의 새로운 상식이 되도록 우리가 치열하게 싸우는 게 가장 효과적인 방법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것이야말로 주권재민을 천명한 헌법 정신에 매우 충실한 싸움일 것임은 말할 것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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