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1.18.해날. 밤 눈

조회 수 730 추천 수 0 2015.02.13 08:46:30


개똥도 약에 쓰려면 없다.

그 많던 화장지심은 다 어디로 갔을까.

계자를 하기 전 대청소를 하며 넘치는 화장지심도 죄 꺼내 아궁이로 보냈다.

왜? 다시 금세 또 모이니까.

그런데 하필 오늘 쓰겠다고 찾았다.

몇 되지 않는다.

그거라도.

방문하신 분과 마주앉아 화장지심 공예 하였네.


얼마 전 정크아트 강좌 때문에 마음이 좀 그랬다.

그래, ‘좀 그랬다’.

정크아트라고 버려진 것들이 어찌 다시 살려지는가 지혜를 얻고자 했는데,

그걸 하는데 새로 사는 재료비가 어마어마해서 기웃거리다 말았다.

내가 집에서 하고 말지.

돌아와 자료들을 좀 찾으니 작가적 기량은 어려워도

물꼬에서 아이들과 늘 하는 ‘다시쓰기’에 다름 아닌.

그 가운데 스치듯 본 화장지심 꽃이 예뻤다.

창에 달면 문살처럼 곱겠구나.


아이 태어나고 얼마 뒤 화장지심으로 모빌을 만들어 걸었다.

그 시기의 아이는 아직 색을 구별하지 못해 예쁜 모빌들이 별 소용이 없다 들었다.

하여 흑백모빌을 만든 것.

화장지에 흑백 도형을 그리고 옷걸이에다 걸어

한동안 아주 잘 썼더랬다.

그걸 보고 자란 아이가 벌써 열여덟에 이르렀네.


오늘은 심을 잘라 이어 붙어 꽃을 만들었다.

꽃잎은 네 개였다가 다섯 개였다가 열도 되었다.

벽에 걸면 장식걸이가, 창에 걸면 문살이 될.


눈 오는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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