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2.23.달날. 짙은 황사

조회 수 687 추천 수 0 2015.03.19 23:48:31


산비둘기 소리 내려오더라.

봄 머잖다.

흐린 게 아니라 황사였다네, 오늘도. 그래도 어제보단 나은.


‘설은 잘 쇠었으리라.

또 우리 삶의 겨울 하나 보내네.

다시 한 시절 걸어가 봅시다려.

새해 건강 잃지 말고,

고요한 기쁨 함께하시라.’

설인사를 건네온 이들에게 답인사를 넣고.


아희들아, 나도 길을 잃고 헤매일 때가 있다.

낼모레 예순 할머니도 그럴 때가 있노니.

사는 일이 원래 그런 것이려니, 그런 줄 알고 가면 좀 낫지 않을까 싶으이.

오늘 교문 앞에서 게시판에 걸린 물꼬 안내글을 찬찬이 읽었더랬다.

‘모든 삶의 수고로움을 인정하고

이곳에서 나날을 살아가는 일 그 자체가 결과이고

이곳을 통해 사람들을 만나는 일 그 자체가 성과인 곳입니다.’

맞다. 그렇다.

어디 물꼬만 그렇겠느뇨.

우리가 나날을 살아내는 일 자체가 결과이겠다.

사람을 만나는 일 자체가 성과이겠다.

그렇겠다.

내일이 아니면 모레, 모레가 아니면 글피,

그것도 아니면 어느 날에는 황사도 걷히려니, 사랑하는 내 아희들아.

쓰고 나니 나 들으란 소리인지, 너들 들으라 한 말인지...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sort 조회 수
3945 2015. 3. 6.쇠날. 맑은 경칩 옥영경 2015-04-01 773
3944 2015. 3. 5.나무날. 정월대보름 옥영경 2015-04-01 782
3943 2015. 3. 4.물날. 갬, 툭 떨어진 기온 옥영경 2015-04-01 695
3942 2015. 3. 3.불날. 흐리다 눈, 눈 옥영경 2015-03-29 703
3941 2015. 3. 2.달날. 흐림 옥영경 2015-03-29 677
3940 2월 빈들모임(2.27~3.1) 갈무리글 옥영경 2015-03-20 775
3939 2월 빈들 닫는 날, 2015. 3. 1.해날. 싸락눈 옥영경 2015-03-20 688
3938 2월 빈들 이튿날, 2015. 2.28.흙날. 찌푸둥 눈발 옥영경 2015-03-20 798
3937 2월 빈들 여는 날, 2015. 2.27.쇠날. 맑음 옥영경 2015-03-20 685
3936 2015. 2.26.나무날. 맑음 옥영경 2015-03-19 690
3935 2015. 2.25.물날. 흐림 옥영경 2015-03-19 734
3934 2015. 2.24.불날. 맑음 옥영경 2015-03-19 693
» 2015. 2.23.달날. 짙은 황사 옥영경 2015-03-19 687
3932 2015. 2.21~22.흙~해날. 비 오다 갠 하늘로 모래먼지 옥영경 2015-03-19 781
3931 2015. 2.20.쇠날. 흐림 옥영경 2015-03-13 695
3930 2015. 2.19.나무날. 맑음 옥영경 2015-03-13 688
3929 2015. 2.18.물날. 싸락눈 옥영경 2015-03-13 693
3928 2015. 2.16~17.달~불날. 비, 이튿날 흐림 옥영경 2015-03-13 691
3927 2015. 2.14~15.흙~해날. 맑음, 이튿날 비 옥영경 2015-03-13 693
3926 2015. 2.13.쇠날. 맑음 옥영경 2015-03-13 723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