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마다 행복하다 말할 수는 쉽지 않지만 행복한 일은 날마다 있다!
꽃을 심고 물을 주었다. 행복했다.
바느질을 좀 했다. 행복했다.
와인박스 보호용 도료를 칠했다. 행복했다.
아이들이 왔다. 행복했다.
어버이날 기념 고교생들 방문, 이라며 허허 웃는.
고등학교 한 반이 소풍을 물꼬로 왔네.
아이들 28명 교사 1인.
세월호 이후 달라진 풍속도 하나, 차로 이동하거나 단체로 가는 것 대신
그렇게 반별로 소풍들을 간다고.
마을에서도 경로잔치,
원래는 오전에 가서 손을 보태마 했는데,
작년까지 마을 부녀회장 일을 보느라 안 갈수도 없었을 것을
아이들이 이른 아침부터 오게 되어 학교 안에서만 바빴네.
“형님들 못 가요, 죄송!”
“잠시 밥이라도 먹으러 와.”
사내 아이들이라 굵었다. 가마솥방이 꽉 찼네.
물꼬 안내도 잠시 하고.
일찍들 왔으니 미처 밥을 챙겨먹지 못한 아이들도 있었으리라,
빵을 구웠다.
아이들은 모아놓으면 참말 많이 먹는다.
빠른 점심으로 소나무 그늘이며 천막 아래서 고기를 굽더라.
어느 모둠은 닭도리탕거리를 다 챙겨왔데.
밥을 냈고, 팥빙수를 냈다.
어어어, 역시 생산이 아니라 분배가 문제이다.
하마터면 배분에 실패할 뻔.
버스 타기 전 국수를 내마고도 했다.
그런데 그 사이 즉석라면들을 꺼내더라.
“국수를 먹을 수 있으려나...”
웬걸, 40여 분의 국수를 다 먹어치우더라.
아이들은 물꼬 수영장으로 가서 흠뻑 젖어서도 왔다.
마당에서 운동회도 하고,
뒹굴거리기도 하고.
다른 반들이 PC방을 가거나 영화를 보러가거나 한다던데 여기 참말 잘 왔다고,
퍽 의미 있게, 그리고 재밌게들 보냈단다.
‘
오늘 어버이날인데... 저는 감사드릴 어버이가 많네요.
먼저 옥샘께 문자로나마 카네이션 전달해요!
제 삶 안에 물꼬가 있어 좋아요. 항상 사랑하고 감사해요.’
어버이날이라고 인사들이 들어왔다.
보육원에서 자란 아이가 결혼을 해서 아이를 낳고 인사도 넣어왔다.
스승의날보다 어버이날에 더 많은 연락을 받는다.
물꼬의 특징이 여기서도 드러나는 것일 터.
선생노릇보다 부모노릇이 더 컸던 시간들...
고맙다, 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