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고사를 끝낸 아이들은 성적을 받고 다음 준비를 하고 있겠다.
잘 했거나 못 했거나 지나간 일은 지나가버린 것.
칭찬을 들었건 욕을 먹었건 지나가버린 일처럼. 그걸 어째.
하여 우리들의 춤명상의 한 주제는 자주 ‘과거를 묻지 마세요’라는 노래와 함께한다.
이주부터 7월까지 달날과 불날을 읍내에서 보낸다.
저녁에는 인근 도시로 넘어가
주에 두어 차례, 많게는 너 댓 번 도시 그림프로젝트 작업에 손을 보태기로도 한다.
물날과 나무날 이틀로 있던 바깥수업은 물날 하루로 몬다.
가끔 나무날 저녁은 지역에서 하는 와인 공부가 이어질 것이다.
돌아오는 길 인근의 한 그림 작업실에 들렀다.
화가 한 분이 어린이날 기념으로 그림을 한 점 주기로 했고,
오늘 작업실에 들러 30호를 실었다.
마당에 있던 채송화도 나눠주셨네.
그리고, 달골 기숙사 뒤란 공사의 군청 지원 건으로 군의원님과 면담.
이리저리 여러 어르신들이 머리를 맞대는 날들.
고백하면,
한편에선 이 봄학기를 즐긴다.
달골 무너진 뒤란을 앞세워 수업이 없는, 기숙사가 멈췄으니까, 학기이다.
공식적으로 6월 22일까지라고 했고, 사실은 기약이 없다.
그래도 계자는 학교건물에서만 하니, 그건 또 학기 중도 아니고 방학이니,
일정 변경 없이 그대로 한다.
위탁교육이며 안에서 하는 일정을 비우고 나니
밭에도 더 많이 들어가고,
이웃들과 더 자주 오가고,
물론 뒤란 건으로 읍내 혹은 면소재지에 가서 사람들을 만나야 하기도 하지만,
그리고 벗들과도 안부를 자주 묻는다.
벗들의 가족과도, 특히 노모들과 더 오래 말을 섞기도.
어른들의 말벗이란 아이들과 하는 재잘거림만큼 재미가 있다.
고백하면,
나는 또래들과는 영 재미지지가 않는데, 몇 벗을 빼고,
위아래랑은 이리 즐겁다.
고백하면, 고백하면, 고백하면, ...
오늘은 고백의 날이군.
안에서 하는 수업이 없으니 이런 날들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