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6.10.물날. 가끔 구름

조회 수 718 추천 수 0 2015.07.14 02:37:04

 

밭마다 물을 대느라 정신없다.

한밤중에 올라와 달골 수도를 튼다.

아직 물은 마르지 않았다.

아직 식수가 있고 아직 물을 줄 수 있다.

심했던 두통은, 아마도 수면부족에서 왔으리라, 가라앉았으나

몸에 물기가 없다.

온 산천이 그러하니 사람이라도 어찌 무사할까.

  

교장선생님, 어찌 돼 갑니까?”

유야무야 묻히는 게 무섭지.

아마도 세월호 유족들도 그렇지 않을까나,

심지어는 이제 그만하라는 소리까지 들어가며.

달골 기숙사 건으로 관과 씨름하기, 3월부터 지금까지이다.

이제 다만 처분을 기다린다, 뭐 그런 여러 날인데,

그리 있을 것만은 아니다 하고 다시 힘을 좀 정돈하고 있다.

그러는 중에 군 민간단체의 한 사람이 꾸준히 관심을 가지고 상황을 묻는다.

고맙다.

오늘은 바깥수업을 나가기 전 달골에 같이 걸음도.

콩을 심다 왔다 했다.

종자를 구하지 못한 올해였다.

한 보시기 나눠주셨네.

  

바닷가에서 멸치젓도 두 통이 왔다.

된장을 여기서 얻어먹는 선배가 늘 가는 된장의 몇 배가 되는 것들을 때마다 보내온다.

처가에 보내는 편에 물꼬도 챙겼다고.

좋은 소금을 해마다 보내주어 김장이고 어데고 잘 먹기도 하는데,

올해는 이런 것까지...

얼마나 많은 손들로 물꼬가 살아가는지.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sort
2006 2016. 6. 3~4.쇠~흙날. 뿌연 하늘, 그리고 비 옥영경 2016-07-06 705
2005 2015. 4.16.나무날. 거친 모래 바람 옥영경 2015-05-13 705
2004 2015. 2.10.불날. 맑음 옥영경 2015-03-11 705
2003 2015. 2. 5.나무날. 구름 옥영경 2015-03-10 705
2002 2015. 1.15.나무날. 맑음 옥영경 2015-02-13 705
2001 2014.12.24.물날. 흐림 옥영경 2015-01-04 705
2000 10월 빈들 닫는 날, 2014.10.26.해날. 파아란 하늘! 옥영경 2014-10-31 705
1999 2014. 8.24.해날. 맑다고 하기 조금 아쉬운 옥영경 2014-09-20 705
1998 2014. 4.17.나무날. 오후 비 옥영경 2014-05-21 705
1997 2014. 3. 3.달날. 맑음 옥영경 2014-03-18 705
1996 2016. 7. 5.불날. 비 좀 멎고 해, 아주 잠깐 나 있노라 얼굴 내민 옥영경 2016-07-21 704
1995 2016. 6.22.물날. 흐림 옥영경 2016-07-16 704
1994 2016. 4. 1.쇠날. 맑음 옥영경 2016-04-11 704
1993 2015.11.25.물날. 밤 진눈깨비 옥영경 2015-12-14 704
1992 2015.10.15.나무날. 맑음 옥영경 2015-11-06 704
1991 2015 어른 계자 닫는날, 2015. 8. 9.해날. 맑음 옥영경 2015-08-23 704
1990 2015. 4.10.쇠날. 맑음 옥영경 2015-05-07 704
1989 2015. 3.24.불날. 맑음 옥영경 2015-04-24 704
1988 2015. 3.16.달날. 20도 옥영경 2015-04-19 704
1987 2015. 2. 9.달날. 눈발 잠시 옥영경 2015-03-11 704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