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문은 확성기.

준비하고 있던 모든 소리가 넘어와

소리는 우르르 우당탕 넘어진다.

지붕으로 떨어지는 빗소리가 그러했다.

아침 6시, 여느 날처럼 잠이 깼다.

아, 어제로 이번 봄학기 바깥 일정들이 다 끝났다.

저녁부터 계자를 준비하기 위해 선생들이 들어오기 시작한다.

오늘 아침이 가장 여유로운 아침일 것이다.

잠을 보충해두기로 한다.

잠 상태인 것처럼 자신의 몸에 최면 걸기.

그리고 좀 더 눈을 붙였다.

비 그쳤고, 풀 뽑기 딱 좋겠고나, 아직 볕이 그리 강하지는 않다.

꽃밭에 풀을 좀 뽑고.

계자 동안에는 살펴줄 수 없을 것, 근 보름은 눈을 줄 수도 없을 것이라.


샘들이 들어왔다, 희중샘 경철샘 연규샘.

물꼬 살림을 살펴 지내는 동안 저들 먹을 것 꾸러미 꾸러미 사왔다.

군산 앞바다를 구경하고 오며 어패류들도 따라왔다, 산골서 귀한.

아직 해 남았을 때 달골에서 풀부터 매고 내려와 푸지게 먹었네.

달골 기숙사도 학교 사택도 두고 우리들은 본관에 잠자리를 마련하기로 했다.

계자 적응기라고 해두자.

아직 뜨거운 물을 돌리지 않아 차가운,

흙집 물은 한 여름 깊은 우물에서 길어 올린 물처럼 차다,

물에들 씻어야 하지만

교무실과 그리고 가마솥방과 모든 일의 현장과 다 가까우니 그러기로.

이미 늦어버린 시간에 교무실에 모였다.

새로 엮고 있는 노래집 일부 편집하고, 160 계자 모둠도 짜기 시작.

노래집에 다시 쓸 악보파일도 찾고 하다 보니 하악, 4시.

“자자, 자. 내일 밭에도 가야는데...”

이렇게 장정들 모였을 때 하루쯤은 장순샘네 포도밭 일을 거들기로 한 것.

품앗이가 달래 품앗이인가.

품앗이샘들 일이 또한 물꼬 일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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