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9.24.나무날. 축축한, 그저

조회 수 696 추천 수 0 2015.10.17 08:59:40


어제도 그제도 비가 흩뿌리듯 잠시 다녀갔고

학교 마당이고 길 아래 남새밭이고 감잎이 마구 뛰어내렸다.

바람이 오늘도 이어진다.

감잎 위로 또 감잎이 툭툭.

올해는 감이 많다. 이 가을 열매들이 다 그렇다.

하기야 마지막까지 가봐야 알 일.

무를 솎아주었다.

올해도 배추는 유기농장 광평에서 심어 기르고 계신다.

“그런데 무가 형편없네...”

“그건 저희 걸 나누면 되겠네요.”

장순샘네에서도 물꼬 나눠 줄 몫까지 넉넉히 심었다는 배추이니

김장배추 걱정 하나 덜고 간다.


사람들과 둘러앉아 바느질을 했고,

이웃 어르신 댁에 들러 안마를 해드렸고,

10월 아이들 상담을 위한 예비만남이 있었고,

10월 빈들모임 할 천리포수목원의 숙소 확인을 했고,

한가위 다녀갈 혹은 안부를 묻는 연락들이 있었고,

책을 좀 들었고,

밤에는 붓을 들고 캔버스 앞에 앉기도.


손톱은 슬픈 일에 자라고, 발톱은 기쁜 일에 자란다지.

그런데 손톱이 더 잘 자란다.

삶이 그런 건 갑다.

그래도 어찌어찌 흘러가는 삶이노니,

개똥밭에도 이슬 내릴 날이 있고, 쥐구멍에 볕이 들기도 하면서.

장애물을 피해가며 결국 바다에 이르는 물이 아니더뇨.

명절에 충분히 쉬어가기, 그래서 가을맞기. 그대도.


논두렁 한 분이 명절 인사를 와서 하룻밤 묵어가신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sort
1886 138 계자 사흗날, 2010. 7.27.불날. 소나기 한때 옥영경 2010-08-04 1221
1885 2011. 5.10.불날. 비 주섬주섬 옥영경 2011-05-23 1221
1884 2011.12.11.해날. 흐리나 푹한, 그러다 해도 반짝 옥영경 2011-12-20 1221
1883 2012. 1. 7.흙날. 맑음 / 150 계자 미리모임 옥영경 2012-01-15 1221
1882 2006.11.17.쇠날. 맑음 옥영경 2006-11-20 1222
1881 2008.12.11.나무날. 흐림 옥영경 2008-12-26 1222
1880 2011. 8.21.해날. 갬 옥영경 2011-09-08 1222
1879 2011.12.13.불날. 맑음 옥영경 2011-12-24 1222
1878 6월 16일 나무날 까부룩대는 하늘 옥영경 2005-06-19 1223
1877 2006.4.28.쇠날. 맑음 옥영경 2006-05-09 1223
1876 2011. 4. 5.불날. 맑음 / 이동학교 옥영경 2011-04-13 1223
1875 예비 실타래학교 닫는 날, 2013. 1.18.쇠날. 맑음 옥영경 2013-02-01 1223
1874 8월 26일 쇠날 맑음 옥영경 2005-09-11 1224
1873 2007. 6.14.나무날. 비 옥영경 2007-06-28 1224
1872 2008.12.24.물날. 꾸물딱거리는 하늘 옥영경 2008-12-29 1224
1871 2012. 4.14.흙날. 맑음 옥영경 2012-04-23 1224
1870 2015.12.17~20.나무~해날 / 제주 올레길 나흘 옥영경 2015-12-29 1224
1869 2월 17일 나무날 옥영경 2005-02-26 1225
1868 7월 6일 물날 장마 가운데 볕 옥영경 2005-07-16 1225
1867 2008.12.15.달날. 맑음 옥영경 2008-12-26 1225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