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11. 1.해날. 흐림

조회 수 830 추천 수 0 2015.11.23 15:56:36


은행을 줍고,

풋고추를 썰어 냉동실에 쟁이고,

대파를 뽑아서 들이고.

그리고


개나리 가지를 두어 줄 치다가, 아, 이런 것도 하는 방법이 있지 않을까,

아무렴 생명을 다루는 일인데 이리 함부로 해서 되려나,

그래서 찾아보기 했다.


가지치기는 무턱대고 나무를 자르는 것이 아니다. 이 나무를 왜 심었는지부터 생각하고 가지치기를 해야 한다. 꽃을 즐기려고 나무를 심었다면 아름다운 꽃을 더 많이 피우도록 가지치기를 하고, 열매를 수확하려고 나무를 심었다면 좀 더 많은 열매가 달리도록 가지치기를 해야 한다. 산울타리처럼 담장 역할을 대신하기 위해 심었거나, 강한 햇빛을 가리는 그늘을 만들기 위해, 또는 짐승의 침입을 막기 위해 심었다면 그 목적에 맞춰 가지치기를 해야 한다. 또한 나무 가지치기를 하는 방법은 나무 종류에 따라, 잎 종류에 따라, 잎 성질에 따라, 나무 모양에 따라 각각 다르다.


한 번도 그리 조심스럽게 생각해보지 않았고나.


꽃이나 열매의 특성에 따라 가지치기를 해야 합니다.

영산홍, 개나리의 경우 이른 봄에 꽃이 피므로

꽃을 본 후 가지가 자랄 때 해 주는 것이 좋겠지요.

그후 여름에 자란 가지에서 다음해에 꽃이 핍니다.

열매나 꽃이 2년에 자란 가지에서 생성되는 나무는 가을에 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래야 꽃눈이 상하지 않고 꽃도 가지 외부 쪽으로 보이게 되어보기가 좋습니다.

나무의 특성과 꽃의 피는 눈을 잘 관찰하면

가지치기의 원리와 이유를 자연적으로 알 수 있단다.

그냥 잎이나 모양을 보는 나무라면 성장이 멈춘 시기에 하는 것이 좋다고.

양분이 뿌리 쪽으로 모여 있는 시기이므로

이 시기에 가지를 치면 다음 성장기에 왕성한 성장을 보일 수 있다는.


무심했던, 무심했던, 무심했던.

땅을 치는 통곡처럼.

이런 순간 그만 자기연민 같은 게 일어나 버리는 듯도.


품앗이 일꾼 한 샘한테 다른 샘의 소식을 듣다.

통 소식 없고 연락 닿지 않아 한참 걱정이 되던 샘이 있었다.

좋은 때를 나누는 것도 좋지만, 어렵고 힘든 시기 곁에 있어주어야지 않을까.

찾아보라고들 했고, 다들 찾았다. 그리고 소식을 그예 들었다.

고맙다. 마음을 쓴 모두. 서로가 서로에게 힘인 생일지라.


반가운 손님 한 분 다녀가셨다; 정훈이의 아버님

음료수와 메모를 남겨두셨다.

아, 살아계셨구나(암투병을 하셨더랬다), 건강하시구나(동료들과 민주지산 오르셨던 길이라고 ), 잊지 않으셨구나.

상설학교 때 첫째 아이가 입학지원을 했고, 합류는 못하였더랬다.

하지만 아이는 계속 계자를 오고 새끼일꾼으로도 왔다.

살아있으면 그리들 만난다.

자리 잡고 있으면 만나러 온다.

산마을에서 사람들을 기다리며 사는 삶이란 생각 문득 들었네.

오시어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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