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얘들아, 어여 와 봐. 돌탑이 뿅 사라졌어!”
가마솥방 앞 돌탑이 10년도 넘어 되는 세월을 뒤로 하고 사라졌습니다.
물꼬 안 식구들에 바깥샘들 장순샘과 서현샘, 그리고 이웃 만희샘도 한 기운 보탰지요.
한 시절이 그리 지났습니다.
2004년 3월 22일 달날부터 괴산 이 쪽 끝 상주에서
불교학교에서 강의하던 이상국 선생님 건너오셔서
본관 들머리 양쪽으로 돌탑 두 기를 쌓아주셨더랬습니다.
그 가운데 하나는 그 해 늦은 태풍에 무너지고(그 해 11월 16일 아이들과 그 무더기를 치웠다는 기록이 남아있더군요)
나머지 한 기가 지난 10년 물꼬의 시간을 지켜봐주었지요.
샘들이 겨울 계자에서 절반으로 나뉘어
반은 아이들과 계자를 꾸리고 나머지는 개울에서 돌을 실어날랐고,
학교아저씨와 열택샘, 류옥하다가 쌓여있던 돌들을 탑이 설 자리로 여러 날 날랐습니다.
논두렁 주훈샘도 오셔서 팔 걷고 한바탕 돌더미를 옮기기도 하였더랬지요.
선생님 댁으로 돌아가시던 걸음에
거제도에서 족보와 함께 왔던 진돗개 가운데 한 마리가 따라가기도 했군요.
나머지 한 마리가 지금 전나무 사이에서 물꼬를 지키는 ‘장순이’입니다.
선업을 쌓을 수 있어서 더 좋다시던 선생님은 이제 더는 이 세상에서 뵐 수 없군요...
돌탑이었던 돌들은 소나무 앞에 부려졌습니다.
고래방 앞에서 솟대를 안고 있는 소도도 소나무 곁으로 옮겨져
돌탑과 솟대와 나무가 함께 ‘소도’로서의 자리와 기능을 하게 될 것입니다.
깊어지지도 않은 겨울 벌써 봄을 기다린다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