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건지기.

수련하고, 티베트 대배 백배하고, 명상하고.

계자라면 아이들이 자고 있을 것이라 고래방으로 건너가 샘들이 하는 아침 수행이지만

수행방에서 빼곡이 자리 잡고.

우리 무슨 깊은 인연 있어 삶의 어느 아침 이 산마을에 모여

이토록 아름다운 아침을 여는가.


“내기 한 판!”

어제 결의를 다지더니...

아침밥을 먹고 두 패로 나뉘어 공을 찼다.

이 운동장 때문에도 우리는 아직 달골로 이전을 못하는 것인지도.

“여자 샘들은 안 해?”

볕을 쪼이거나 아직 적응하지 못한 추위에 구들장으로.

체육 관련 과도 과지만 젊음들이 내는 그 호흡들이라니.

마당에 다 텅텅거리더라.


낮밥을 사이에 두고 '소금꽃 2'와 '3'.

일노래도 배워 목청껏 부르며

새로 만들 소도를 다듬고 가운데 솟대를 옮겨 심고,

된장집 뒤란에 쌓인 연탄을 내려 깨고,

소나무 곁 토토로의 집을 해체하고,

나온 흙들은 운동장 패인 곳에 메우고,

그리고 본관 뒤란 죽 널린 나무들을 한쪽으로 모아 쪼개 쌓고.

일은 일이 되도록! 그랬다.

참, 대학의 행정처에서 지원도 왔네, 장까지 봐서.


밥상머리공연이 있는 저녁을 먹고 촌극을 했다.

짧은 시간에 극을 올리며 서로서로 놀라고,

보며 방바닥을 쳐대며 아주 눈물이 다 났다.

저런 재능들이 다 어디 숨어있었던 것일까.

마당에 불도 피웠다. 장작놀이.

불가에서 산마을을 울리는 한 사람 한 사람의 노래와 떼창.

그리고 다시 ‘夜단법석’.

오늘밤은 시간대별로 조를 짜 아궁이를 지키기로 한다.

몰랐던 이와도 친해진 시간들.


설악산을 들어간 벗에게서 45년 만에 개방되었다는 토왕성폭포 사진이 왔고,

케이블카 반대 표지판을 찍은 사진도 왔다.

1월 마지막 주에는 토왕성폭포 앞에 있겄다.

랩탑 인터넷이 연결되지 않아 바쁜 메일 하나 보내지 못하고 있는데,

마침 류옥하다 들어와 해결해주다.

그렇게 아귀를 맞추며 날이 간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
4226 2016. 1.23~24.흙~해날. 소낙눈 / 발해 1300호 18주기 추모제 옥영경 2016-01-27 958
4225 2016. 1.18~22.달~쇠날. 눈과 바람과 가끔 다사로운 햇살 / 소리 공부 옥영경 2016-01-27 1005
4224 충남대 사범대 Work Camp(1.15~17) 갈무리글 옥영경 2016-01-19 888
4223 2016. 1.17.해날. 흐리다 눈 / Work Camp 닫는 날 옥영경 2016-01-19 775
» 2016. 1.16.흙날. 맑음 / Work Camp 이튿날 옥영경 2016-01-19 786
4221 2016. 1.15.쇠날. 흐림 / Work Camp 여는 날 옥영경 2016-01-19 816
4220 2016. 1.13~14.물~나무날. 눈 내리는 저녁, 멎은 이튿날 아침 옥영경 2016-01-19 730
4219 2016. 1.11~12.달~불날. 맑음 / 야간 비행 같았던 홀로 오른 밤 산 옥영경 2016-01-15 934
4218 2016. 1.10.해날. 맑음 옥영경 2016-01-15 712
4217 2016. 1. 9.흙날. 맑음. 기온 뚝 옥영경 2016-01-15 710
4216 2015학년도 겨울, 161 계자(1.3~8) 갈무리글 옥영경 2016-01-09 1347
4215 161 계자 닫는 날, 2016. 1. 8.쇠날. 눈발 구경시켜준 이른 아침 옥영경 2016-01-09 926
4214 161 계자 닷샛날, 2016. 1. 7.나무날. 볕 좋은 오후 / 안락산으로 옥영경 2016-01-08 1049
4213 161 계자 나흗날, 2016. 1. 6.물날. 해 가끔, 소한 옥영경 2016-01-07 1073
4212 161 계자 사흗날, 2016. 1. 5.불날. 아주 가끔 해 옥영경 2016-01-06 936
4211 161 계자 이튿날, 2016. 1. 4.달날. 맑음 옥영경 2016-01-05 1125
4210 161 계자 여는 날, 2016. 1. 3.해날. 맑음 옥영경 2016-01-04 961
4209 2016. 1. 2.흙날. 맑음 / 161 계자 미리모임 옥영경 2016-01-04 850
4208 2016. 1. 1.쇠날. 맑음 / 革命? 위하여! 옥영경 2016-01-03 725
4207 2015.12.31.나무날. 흐림 옥영경 2016-01-03 702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