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일 흙날 맑음

조회 수 1306 추천 수 0 2005.04.07 22:08:00

< 4월 2일 흙날 맑음 >

호숫가 나무 아래에서 오늘은 우리 하나 하나의 생명이
어떻게 이루어져 햇볕 아래로 나왔는지를 살폈습니다.
입을 다물지 못했지요.
'나'만 그러하겠습니까?
저 광대나물도 저 현호색도 다 그러하다마다요.

류옥하다가 열이 납니다.
규민이가 오래 앓더니 아무래도 이어달리기 하나봅니다
점심엔가엔 혜연이가 하다 밥상을 날랐습니다.
먼지풀풀 시간에 흔들리는 머리로 일어나 나서는 하다를 붙잡아야 했지요.
"일 못하면 미안하잖아."
누가 뭐라는 것도 아니건만..

점심 먹은 아이들이 운동장으로 쏟아졌습니다.
김영규님 신동인님이 아이들이랑 공을 놓고 몸을 씁니다.
대동놀이의 움직임이 이번 학기는 아무래도 적다 싶은데,
마침 이렇게 채워주십니다려.
주말에 아이들과 몸으로 더 많이 만나 달라 부탁하려던 참이었는데...

읍내에 춤추러 갔지요,
신동인님 차를 타고.
김지선 댄스교실의 김지선샘 곽상림샘이 주마다 흙날에 함께 하십니다.
호기심 많은 우리의 혜연선수,
런닝머신이며 음향기기들을 자꾸 만지작거리고,
정근 선수, 거울에다 손자국을 자꾸 남깁니다.
"여긴 우리 집이 아니야."
남의 집에 갔을 때의 덕목에 대해 얘기를 나누었습니다.
한 두 차례 있었던 일도 아닌데,
다들 5학년 형님들인데,
대여섯 아이처럼 군다는 다른 아이들의 비난도 잠시 있었지요.
흔히 대안학교로 분류되는 학교 아이들이 많이 듣는 소리 하나가 그런 거라데요,
좋게 말하면 자신감이고
나쁘게 말하면 남 생각 참 안한다는.
넘의 말에 귀를 기울여서가 아니라
우리 스스로 보기에 '관계'에 대해 잘 살피고 있는가를 물었던 시간이랍니다.

상범샘이 사주기로 하고 못 지킨 약속 하나 있었대네요.,
붕어빵!
오늘 기어이 먹었더랍니다, 춤추고 돌아오는 길.
"내가 고백할 게 있는데,
빵 굽기를 기다리고 섰는데 아줌마가 오뎅 하나 먹으라는 거야,
그런데 나만 먹기가 미안하잖어,
그래서 오뎅도 온 게야."
"선생님, 그러면 혼자 먹으면 되는데, 다른 사람들은 모르잖아요."
누구게요?
예, 우리의 채규선수입니다, 틀림없이.
"에이, 이 의리 없는 녀석 같으니라고..."
아주 몰매 맞을 뻔 하였다나 어쨌다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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